대선 후보들은 옷차림과 머리스타일 등 패션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후보의 이미지 관리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코디는 어떻게 하는지 살짝 엿봤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올들어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된 12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경기도 북부지역인 전방지역 유세에 나서면서 외투는 물론 목도리까지 단단히 챙겼다.그러나 평상시 외투 속에 보일 듯 말 듯 단아하게 걸쳐있던 목도리가 이날은 외투 밖으로 나와 끝은 꽈배기 형식으로 꼬여 있었다. 측근들이 제안한 이른바'이회창식 목도리 패션'을 처음 선보인 것이다.
최근 이 후보는 옷 매무새에 신경을 쓰고 있다. 넥타이는 단색계열의 밝은색을 선호하고 있고 양복도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짙은색은 피하고 감색계열을 주로 입는다. 셔츠도 엷은 청색이나 핑크색 계열을 착용, 보다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애쓴다. 유세장에서는 정장을 입지만 시장방문이나 서민들과의만남이 있는 날이면 점퍼차림으로 활동성있는 복장을 착용한다.
지난 부산방문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노란머플러에 맞서 측근들까지 파란색 머플러를 목에 말고 다녔다. 추위도 추위지만 이왕에 착용할 거라면 패션에 뒤지지 않고 젊은층의 멋에 동참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심준형 홍보특보는"젊은층을 포함해 폭넓게 일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는게 기본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편안하고 자연스런 모습 알리기에 주력할 것"이라며"이 후보의 주요 의상 컨셉은 신뢰와 활기"라고 부연했다.
최근 서민이지미 심기에도 주력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의복 가격도 서민층에 맞췄다. 정장은 40만원대 기성복을 주로 착용하고 중산층 서민에게 널리 알려진 L사의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 점퍼는 젊은층이 주로 입는 B사의 캐쥬얼한 것을 즐겨입으며 가격대는 1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맞춤복도 간간히 입는데 소공동에 위치한 10년 단골집에서 특별 제작한 것이라 100만원을 넘을 때도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
노무현 후보의 옷차림은 평범하다. 튀지 않는다. 여느 정치인처럼 짙은 감색이나 검정색 계통의 옷을 즐겨 입는다. 두드러진 문양은 절대 사양."편안한 느낌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게 코디 담당비서인 박천숙(33.여)씨의 귀띔이다.
양복은 선택폭이 넓지않아 3~4가지 중에서 골라 입는다. 다만 그날그날의 상황과 시간에 따라 서로다른 빛깔의 넥타이를 골라 맨다. 넥타이 종류는 색상에 따라 20종이 넘는다. 대선을 앞두고 TV 브라운관의 구미에 맞게 구입한 것이다. 요즘 유행이 스트라이프 계통이어선지 줄무늬 넥타이가 다소 많은 편이다.
11일 오후 대선 이후 처음으로 찾은 제주의 날씨는 흐렸다. 한차례 겨울비가 지나간 뒤였다. 서귀포시 거리유세에서 노 후보는 감색 양복과 코트를 걸치고 스트라이프 계통의 회색 넥타이를 맸다. 다소 쌀쌀하게 느껴졌던지 노 후보는 코트 단추를 목까지 채웠다. 히끗히끗한 머리에다 회색 넥타이가 유세차조명 아래 묘한 조화를 이뤘다.
노 후보는 어깨가 넓은 편이어서 아무 옷이나 입어도 자연스럽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의상은 보통 코디를 담당하는 박씨와 아내인 권양숙씨가 아침마다 상의해 권하면, 노 후보가 선택해 입는다. 옷 때문에 크게 난감해 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노 후보가 안목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빳빳한 편이어서 손길이 많이 간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돼지털'에 가깝다. 적어도 머리손질에 30분이 소요된다. 그래서 노 후보는 새벽 조찬모임을 가급적 꺼려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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