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비 문승욱 감독 대구 특강

"디지털로 영화찍기란 무엇인가".16일 영남이공대 강당에서 열린 영남이공대 디지털영상미디어과(교수 김경혜)주최 '제1회 대한민국 중·고등학생 영상비엔날레 시상식'에선 특별한 초빙강연이 펼쳐졌다.

로카르노 영화제, 토론토 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평론가들과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디지털 영화 '나비'의 문승욱 감독(35)의 디지털 영화 강연이 열린 것. 200여명의 중·고등학생과 단편영화 제작자 등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는 참가자들이 자리해 강연을 경청했다.

문 감독은 영화촬영의 시작에 대해서 "가장 좋아하는 대상, 가족이나 이성친구, 애완동물 등에 대해 영화찍기를 시도해보라"며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자연스런 감정에 기초해 영화에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벌거벗은 남자가 중앙로를 달리는 상상을 해 보세요. 처음엔 상황전체가 눈의 구도속에 들어오고, 얼굴, 몸, 다시 왜 그가 달리고 있을까로 눈과 생각이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눈은 이미 그 자체로 영화찍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연에선 영화 '나비'중 바닷가 출산장면이 자료화면으로 상영됐다. 거친 카메라의 움직임속에서 배우들은 실시간으로 연기했고, 카메라는 그들의 표정을 잡기 위해 쉼 없이 움직였다. 문 감독은 "거칠지만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찍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명·음향 등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는 영화시스템은 배우들의 연기에 제약을 주고, 영화촬영에 접근하기 힘들도록 만들고 있다"며 "디지털 영화는 가장 아마추어적이면서 간단하고, 언제나 찍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문 감독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폴란드 국립영화학교 우츠에서 공부했다. 1998년 안성기 주연의 '이방인'을 통해 장편 감독으로 데뷔했고, 나비는 그의 두번째 영화. 망각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은 SF판타지 '나비'는 망각과 오염의 세계속에서 구원에 관한 여정을 담고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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