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 선거 위력-방송3사 출구조사 모두 '적중'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있은 19일 오후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간 초박빙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방송 3사간의 개표방송 경쟁도 불꽃이 튀었다. 오후 6시 정각에 발표한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개표방송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출구조사결과 세 방송사 모두 노무현 후보의 우세. 그것도 1.5~2.3%의 오차범위내 우세였다. 두번이나출구조사 오보를 낸 방송사들은 '확정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신중하면서 출구조사결과를 발표했다.

MBC 48.4:46.9%, KBS 49.1:46.8%, SBS 48.2:46.7%. 이같은 예측은 1.5%(MBC,SBS), 2.3%(KBS). 오차범위내의 것이었으나, 밤 10시쯤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1.5% 노무현 후보 승'(전국 개표율 72.9%)과 대체로 일치했다. 또 20일 새벽 1시쯤 최종 개표결과 KBS의 2.3%격차(노무현 48.9%, 이회창 46.6%)와 거의 가까웠다.

방송사들이 당초 "오차범위내의 초 박빙이어서 자정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는 달리, 오후 8시40분쯤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1위자리를 내준 뒤, 별 변동없이 밤 9시30분쯤 노무현 후보 '당선유력', 밤 10시쯤 '당선확실', 자정쯤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양 후보의 접전으로 출구조사의 오보가능성에 대해 가슴 졸이던 방송사들이 안도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출구조사에 이어 초반 MBC 개표방송은 '성별 지지도' '연령별 지지도' '학력별 지지도' '출신지별 지지도' 등 다양한 항목으로 방송 3사중 가장 먼저 눈길을 모았다.비슷한 시각 KBS, SBS는 '盧사모' '昌사모'와 각 지역별 시민 인터뷰, 민주당사와 한나라당사의 표정을 읽는 등 비교적 차분하게 방송을 꾸몄다. KBS는 이회창, 노무현 후보의 선거판세를 날씨분포에 비유한 '대선 기상도'로 눈길을 끌기도했다.

SBS는 가장 빠른 개표결과를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개표율도 빨랐을뿐 아니라 밤 9시50분쯤 '노대통령 당선 확인'이라는 결과를 제일 먼저 발표했다. 이어 타방송사도 당선확실이라는 단어를 사용, 사실상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확정했다.

그러나 개표방송 '선택 2002-다함께 축제를'을 진행한 MBC는 쇼 프로를 연상시키는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MBC 게시판에는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한 방송국이 대통령 선거의 엄숙함을 훼손했다"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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