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본부세관 조사6계 김진순(48) 반장은 밀수범들에게 저승사자로 통한다. 그가 밀수현장에 나타나는 순간 밀수범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김 반장이 올들어 적발한 밀수만도 389억원(73건)에 달한다.
세관공무원 20년동안 줄 곧 조사관으로 근무한 그는 이 분야 최고 베테랑인 셈이다.울진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반장은 1983년 제복이 멋있고 외국인과의 잦은 접촉으로 준외교관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껴 세관에 발을 디뎠다.
이후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면서 99년에는 전국 밀수검거왕으로 뽑혔는가 하면 지난 10월에는 이달의 관세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 반장은 "부산항을 통한 환적화물이 늘어나면서 컨테이너를 이용한 위장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적하목록부터 꼼꼼히 살펴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검색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고 했다.
한달의 절반 정도를 현장에서 보내는 탓에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점이 안타까운 그는 신변위협과 달콤한 유혹도 많이 받아보았다."차번호는 물론 집주소와 아이들 학교까지 들먹이면서 수사에서 손떼는 것이 살길이라고 위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밀수에 성공하면 수십억원의 이득을 얻기 때문에 위협도 불사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번만 눈감아주면 평생 벌어도 만져보지 못할 만큼의 돈을 주겠다며 유혹하기도 합니다".퇴직때까지 조사관 생활을 계속하기를 원하는 김 반장은 아침마다 헬스로 체력을 다지고 있으며 틈틈이 일본어 공부를 하는 등 자기계발에도 열심이다.
밀수의 80~90%가 외부정보로 검거된다는 김 반장은 "외딴 곳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을 하는 경우 밀수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125번으로 신고해주기 바라며 가능하면 외제품보다 국산품을 사용하길 부탁한다"고 했다.
부산.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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