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화갑대표 "당권도전 포기"

◈ 민주당개혁- 왜꼬이나

민주당이 대선 승리후 인적청산을 포함한 당개혁방안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당권파와 노무현 당선자측간의 갈등이 당의 주도권다툼 양상으로 비치고 있다. 노 당선자측 인사들은 대선과정에서 한화갑 대표 등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구주류세력들이 노 당선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인적청산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당개혁이라는 명분아래 추진되고 있는 민주당의 인적청산은 내부적으로는 '당정분리'원칙에 따라 노 당선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있다. 노 당선자 스스로도 당정분리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민주당의 당헌당규상 노 당선자는 당무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않다. 노 당선자는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평당원'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 당선자의 친위세력들인 개혁파들이 당개혁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인적청산을 통해, 당을 노 당선자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진용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 등의 당개혁방안을 수용한 이후 당권과 대권은 분리됐다. 대통령이 당 총재를 겸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권력독점의 폐해를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 대통령후보와 당권을 분리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당의 공식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등 당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고 후보단일화론으로 흔들리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대선후보가 당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노 당선자가 대통령직에 취임하고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힘이 쏠리면서 민주당이 노 당선자 중심으로 운영되겠지만 공식적으로 노 당선자는 당원이상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노 당선자가 대선과정에서 재창당을 통한 환골탈태를 요구했지만 이같은 공약 역시 노 당선자의 권한 밖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당헌당규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당헌당규를 고치지않는 이상 자신의 측근세력들을 당 지도부에 포진시켜 당을 원격지휘하는 체제를 구축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도 비슷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당헌당규상 국회의원 공천도 상향식 공천을 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다 당권을 장악하지못한 대통령이 공천권을 갖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차기 총선에서 구주류 인사들의 물갈이나 개혁인사 수혈 등을 효율적으로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해체와 당개혁방안을 통해 노 당선자측이 당을 장악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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