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중소도시는 물론 농촌지역에도 할인점과 대형 유통점포가 속속 들어서는데다 고속도로 개통과 인구감소 등으로 농촌상권이붕괴위기에 직면하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북지역에는 지난 97년까지 189개이던 재래시장이 올 12월 현재 180개로 감소했다. 대신 5개이던 대형 유통업체는 14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지정체인사업자도 같은 기간 10개에서 14개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재래시장의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천경우 최근 대구∼춘천간 중앙고속도로 개통에다 예천∼문경∼상주∼구미간 4차선 국도가 개통되고 대형할인점이 생기면서 예천읍 상권이 위축되고 5일장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인구 이탈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만명이 넘었던 예천 인구가 12월 현재 5만6천명으로 4천여명이나 줄었고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지역상품 팔아 주기 운동'을 벌이고 출향인들의 고향찾기 운동을 전개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예천읍에서 20여년간 의류점을 하던 김모(63)씨는 대형할인점과 도로망 연결로 대구, 안동까지 시간이 크게 단축, 한달에 물건을 팔지 못하는 날이 10일이 넘어 상가를 처분해 도시로 떠날 계획이다.
예천읍에서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던 이순득(여.40)씨는 개업한 지 2년도 안돼 하루 매상이 5만원도 못미쳐 1천여만원의 빚만 지고 세금조차 내지 못해 서울로 떠났다. 이씨처럼 불황으로 세금체납과 가게를 처분하는 사람이 갈수로 늘고 있다고 군 위생조합 의 박모씨는 전했다.
영덕군 상공인연합회도 이달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인구늘리기 적극 동참 △친절.봉사로 소비자 맞이 △호객행위 방지 및 바가지 요금근절 △지역 생산품 구입 △외부 방문 판매업자 지역 판매행위 억제 및 부당 판매행위 감시 등 5개항을 결의했다.
영덕읍 남석리 5일시장옆에서 슈퍼마킷을 운영하는 이순분(58)씨는 "IMF전에는 100여만원, 7~8년전에는 명절이면 200여만원 매상이 가능했으나 요즘은 한달 매상이 50여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상권 형성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ㅅ식당 주인 김인순(55.영덕군 영덕읍 남석리)씨는 "5~6년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하루 평균 100여명은 됐지만 요즘은 20~3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숨이다.
경주 경우 재벌유통 업체들의 무차별 공세와 시청사의 동천 청사이전으로 서민경제가 위협을 받고 상가폐업의 위기에 빠지자 경주경제살리기 범연합추위원회 등 23개 단체는 상가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청사통합으로 남게될 노동 청사에 '국제 관광정보 쇼핑센터' 건립을 촉구하고 경제살리기 대안이 담긴 호소문을 경주시장 등에게 전달하고 대능원 북쪽담장을 철거하고 신라의 거리와 패션거리 등 특화된 시가지 조성을 촉구했다.
상가발전협의회 박병수(49.식당업) 회장은 "가뜩이나 관광객 감소와 불경기로 심각한데 시청이 옮겨지면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낭패를 보게 된다"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중앙상가 옷가게 스파소 주인 홍성호(45.남성복)씨는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면서 매출이 뚝 떨어져 문을 닫았다"고 말했고 송의식(45.식당업.경주시 노동동)씨는 "불경기를 견디다 못해 지난 9월 문을 닫았다"고 했다. 경주 중앙상가 1천여 점포의 200여 영세상인이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해 임대, 전업 이나 폐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박준현기자 예천 권광남기자 영덕.임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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