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가세 지방세로 돌리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7일 개최한 재정정책 토론회에서는 재정제도개혁 등 재정관련 쟁점은 물론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 등 지방재정에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제안이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세연구원 김정훈 연구위원이 발표한 '재정분권과 지역균형발전'방안은 지방정부의 자율성 보장과 책임성 강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강조하고 있는 지방분권의 실효적인 정책수단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조세연구원 김 위원은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지방교부세 확충, 국고보조금의 포괄화 등 재정분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지방세의 적정부담률 논의는 결여돼있다"면서 지방정부의 책임성 강화방안들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김 위원은 "현재 조세수입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한데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마저 서울이 소득세의 57.6%와 법인세의 70%를 징수하는 등 수도권에 세원이 절반이상 집중돼있어 대대적인 조정없이는 재정분권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세연구원은 재원조정방안으로 △주민세의 법인세할·소득세할 중 배당소득과 이자소득(국세 소득세의 40%) 이양 △부가가치세의 35%를 지방소비세로 이양하는 지방소비세 도입(약 10조원) △국세수입 감소와 지방교부세 감소 연계 △등록세의 국세이양 등 국세와 지방세의 세목조정 등을 제시했다.

이날 조세연구원이 내놓은 재원조정의 핵심은 노 당선자가 지시한 국세의 지방세 전환 등과도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은 부가세를 지방세로 돌리는 한편 지금까지 지방 정부의 주수입원인 주민세의 일부와 등록세를 국세로 맞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각각 법인세와 소득세에서 10%씩 떼내 지방세인 주민세로 써 왔는데, 이를 주민세의 법인세할과 소득세할이라고 지칭한다.

김 위원은 이같은 국세·지방세 세목조정으로 비수도권에서 지방세가 약 2조원 가량 더 늘어나고 재정자립도는 10%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가가치세의 지방이양이 어려울 경우 목적세인 교통세와 교통시설 특별회계를 폐지하는 대신 교통세를 지방이전 재원으로 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특별지방소비세(유흥·관광업 매상세)처럼 관광세를 지방세로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역균형발전전략 수정

조세연구원은 교육재정과 일반재정을 통합, 교육서비스를 지방교부세 세출항목에 포함시켜 지방재정의 지출구조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할 경우 중앙정부는 지방재정이 어려운 지방정부에 재정을 집중할 수 있는 반면 지방정부는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중심의 수도권 관리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세연구원은 지금까지 수도권의 인구와 자본집중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 지방교부금과 양여금 등 50조원이 넘는 지방이전재원을 마련, 운용해왔지만 규제가 더이상 실효성이 없다면서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의 새로운 수도권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선택과 집중의 개념을 도입, 규제정책보다는 정보인프라 분산과 재정지원 강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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