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창-TBC "낮 방송시간 연장땐 힘에 겨워"

위성 방송 스카이라이프의 계속되는 지상파 TV의 수도권 재전송 추진과 지상파의 방송 시간 연장을 두고 지역 방송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22일 방송위원회 결정으로 SBS의 위성방송 송출은 일단 보류됐지만 향후 재현될 불씨를 안고 있는 데다 지방사들의 지방 방송 붕괴와 채널 독점을 통한 지방의 서울 종속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입장과 맞물려 올 한해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말 SBS와 KBS2측과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재전송을 합의, 최근 이들 방송의 수도권 역내 재전송 승인신청을 방송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SBS는 22일 지역 민방들의 강한 반발로 재송신 동의를 유예했으며 이에따라 방송위원회는 이날 KBS2에 대해서만 보완후 재전송을 승인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지상파 3사의 전국권 위성 송출을 추진하다 지방사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는 스카이라이프측은 향후 지상파의 위성 송신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문제는 계속 불거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지역 방송사들은 노무현 새정부의 지방분권 정책과 연계해 위성 방송 송신을 근본적으로 막고 지방 방송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대구 MBC 관계자는 "위성방송을 통해 지역 시청자들이 서울 방송을 그대로 받아본다면 지역 채널은 사실상 고사하게 된다"며 "지역의 문화행사나 뉴스 등 모든 프로들의 시청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지역 정체성까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사들은 스카이라이프가 내세우는 '수도권 송출'도 현재 위성방송이 한반도 전체를 커버하는 무궁화 위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신 지역을 수도권으로 제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탓에 전국 송출을 노리는 편법이라는 주장이다.

방송위원회가 추진중인 지상파 3사의 방송시간 연장을 두고는 지방방송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방송위는 28일 공청회를 갖고 빠르면 3월이나 늦어도 올 가을부터 낮 방송 시간을 3시간 연장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심야 시간대를 포함한 종일 방송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대해 MBC와 KBS의 지방 계열사들은 느긋한 입장인 반면 30%라는 자체 의무 편성 비율을 지켜야 하는 지방 민방들은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방송의 박영수 노조위원장은 "지역 민방의 제작인력이나 재정적 형편을 고려할 때 현 방송시간(15시간)의 자체 편성 의무 비율도 지키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시청률이 떨어지는 낮시간대까지 의무 편성 비율을 채우기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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