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류현장-북경 진출 한국 미용실

지난 60, 70년대 이른바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휩쓴 시대에는 중국사회에서 '멋내기'란 타도돼야 할 구악(舊惡)의 하나였다.

이후 80년대 이후의 개혁·개방으로 중국여성들은 다시 아름다움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패션감각도 나날이 달라져 대도시의 멋쟁이들은 뉴요커나 파리젠느 못지않을 정도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여성들이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헤어스타일. 대부분 여성들이 단발이나 긴 생머리를 목 뒤에서 묶는 스타일을 고수한다.

웨이브 스타일이나 보이쉬한 쇼트 커트 등은 보기 쉽지않고, 염색머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미발청(美髮廳) 또는 미발중심(美髮中心) 등의 이름을 단 미용실에선 간단한 커트나 구식 파마 정도만 할 수 있다.

이런 중국에 최근들어 손기술 좋기로 정평이 난 한국의 미용기술이 진출, 또 하나의 패션한류를 예고해 준다.

현재 베이징의 한국미용실은 어림잡아 10개 내외. 한국이름을 내건 미용실 중엔 한-중합자 또는 한국인이 투자하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다.

원장은 한국인인 경우가 많으나 종업원은 대부분 한국식 미용기술을 훈련받은 조선족이다.

베이징 어언문화대학내 '김정식 헤어샵'은 2년전 칭다오(淸島)에 진출하여 나름대로 성공, 지난해말 수도 베이징으로 확장한 케이스. 김정식 원장은 "중국의 미용수준은 아직 80년대 수준도 채 못된다"라면서 "특히 퍼머와 염색기술은 한국의 10% 수준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가격에 대해선 "커트 경우 중국 미발청이 2~50위안, 한국미용실은 100위안선이다.

파마도 미발청이 20, 50, 80위안에서부터 비싼 경우 500, 600위안 정도라면 한국미용실은 1500 위안선"이라고 밝혔다.

공무원의 월급보다 많은 고가라 칭다오에 있는 자신의 미용실 경우 주로 공산당간부 부인이나 유지급 인사의 부인들이 고객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한류바람, 특히 김희선·전지현 등 미모의 한국배우들이 중국여성들에게 선망의 존재가 되면서 미용부문에도 한국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없이 중국시장에 뛰어든 미용실 중에는 투자비만 날리고 문을 닫거나 회원제 카드 남발 후 잠적해버리는 등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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