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7일째인 26일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 남부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이라크 정예 공화국수비대 메디나 사단과 불과 20여km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격을 감행했으나 사막의 강렬한 모래폭풍에 부닥쳐 전황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CNN은 26일 오전 현재 바그다드 인근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 이라크군과 연합군 사이에 대규모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 국방부가 전쟁사상 최대의 전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대규모 전투에서 지금까지 300명의 이라크군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앞서 이 소식통은 연합군이 상당한 규모의 이라크군과 조우했으나 모래폭풍으로 연합군 공군기들이 착륙하는 바람에 공군의 전투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방부 관리들은 이 전투에서 몇대의 전투차량이 적의 지상포 공격에 파괴됐으나 인명피해 여부는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연합군이 이날 이라크 중부지역 전투에서만 이라크군 15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합군이 모래폭풍과 피로, 이라크군의 게릴라식 저항 등으로 인해 진격을 못한 체 이라크군에 대한 치열한 공습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미.영 전투기들은 이날 새벽(현지시간)부터 오후 6시까지 바그다드 일원과 모술,키루쿠크 등 북부 거점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주요 시설을 타격, 바그다드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라크 남부에서도 나시리야를 둘러싸고 기관총과 박격포, 헬리콥터 부대 등이 동원된치열한 유혈전이 벌어지고 있으나 자세한 인명피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합군은 이날 그동안 이라크군의 저항을 받아오던 남부의 항구도시 움 카스르를 완전 장악했다고 선언,인도적 구호물품의 수송을 위한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바스라를 '군사목표물'로 지정한 뒤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군이 바스라, 나시리야 등 후방 거점 도시에서 비정규군을 중심으로 한 게릴라전을 펼쳐 연합군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는데다, 이라크 사막지대에 거대한 모래 폭풍까지 불어 101공중강습사단의 헬기작전이 지연되고 헬기 2대가 실종되는 등 연합군의 진격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이날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에서도 심한 모래폭풍으로 인해 아파치 헬기와 블랙호크 헬기 각각 1대가 실종됐으며 미 F-16 전투기가 자국군 패트리어트 포대를 오인 공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오인 공습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레이더가 파괴됐다고 미군측이 밝혔다.
26일부터 전장에 밀어닥친 거센 모래폭풍은 7일 오후에나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움 카스르항 장악, 바스라 전투=영국 해병대 사령관인 짐 버튼 준장은 이날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남부의 항구도시 움 카스르를 완전 장악했으며 "소탕작전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버튼 준장은이어 향후 48시간내에 움 카스르항을 통해 인도적 구호품들이 수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웨이트와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주요 항구인 움 카스르에서는 지난 20일 개전 이후 이라크군의 저항이 지속돼왔다. 연합군은 또 바스라를 "군사목표물"로 지정, 도심에서 저항 중인 이라크 민병대를 완전 축출키로 했다. 이런 결정은 영국과 이라크 민병대간의 교전이 지속되면서 상수도와 전기 공급이 끊겨 인도적 재앙이 우려된다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경고가 있은 뒤에 나온 것이다.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은 그러나 바스라에 이
번주에 필수적인 인도적 물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해병 유프라테스강 도하, 바그다드 인접=미군 해병대 병력 4천여명이 이라크군과의 치열한 교전속에서도 이날 나시리야에 있는 유프라테스강을 건넜다고 AFP통신 특파원이 보도했다. 이들 해병대원은 탱크 50여대와 장갑차량 등의 엄호를 받으며 교량 2개를 이용, 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라크측의 저항에 직면,나시리야에서 사담 페다인 민병대와 교전으로 추가로 인명 희생이 있었다고 빅터 리너트 중부군 사령부 작전 국장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인명피해 확산=연합군과 이라크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의 인명 피해도 나날이 늘고 있다.
개전 6일째인 25일 현재 미.영 연합군은 사망 37명, 실종 16명의 인명 피해를 냈으며 이라크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측은 미군 기계화 부대와 탱크의 공격으로 지난 이틀간 남부 나자프 지역에서 이라크군 500여명을 사살했다고 미 육군 3사단 관계자가 밝혔다.
그러나 모하메드 사에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집권 바트 당원으로 구성된 시민군이 알-슈유크와 무타나 근처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에서 8명의 연합군 병사를 사살했으며 헬리콥터 3대를 격추하고 30대 이상의 군 차량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군의 공습으로 바그다드를 포함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16명이숨지고 9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라크군 포로 3천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라크는 미군 포로 7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미국내에서는 미군의 초기전략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태평양 및 유럽 주둔 미군들에 배포되는 미군신문 성조지(European and Pacific Stars and Stripes)가 25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이라크전 전략을 상세히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럼즈펠드장관의 전쟁 전략과 그 전략을 수행하는 병력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라크 전력은 미군 등 동맹군의 전력에는 확실히 필적하지 못하지만 그들을 패퇴시키는 것은 예상보다 더 어려운 일임이 입증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 전쟁 계획입안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전쟁이 더 오래가고 미군과 이라크군 사상자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럼즈펠드 장관 등 민간인 지도부는 처음에는 이라크 군 병력들이 대거 항복할 것이라는 가정아래 미군 병력 6만명 정도만 보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지금 25만여명의 병력을 보내고도 압도적인 무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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