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국내 최대규모의 내륙 전자산업기지인 구미시청 상황실에서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지역경제 대책회의'가 열렸다.
구미공단에서 TV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가 부산항의 기능이 마비되면서 수입 원부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12일 오후부터 생산라인 가동중단이라는 전국 초유의 사태를 빚는 등 산업피해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회의는 구미시장.세관장.상공회의소회장을 비롯한 관련기관 단체장과 삼성.LG.오리온전기 등 기업체 관계자를 포함해 모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동안 이뤄졌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선적기일을 어겨 클레임을 당해 거래선을 잃을 정도의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 내몰린 기업체들에게 '그저 한번 모여 걱정이라도 서로 해보자'는 식의 생색내기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공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수출물량을 쏟아내놓고 있으나 컨테이너 운송이 끊기는 바람에 이를 적재해 둘 창고 구하기에 백방으로 나서야 할 형편인데도 이처럼 아무 소득없는 대책회의에 불려 나왔다"고 푸념했다.
구미시는 사실상 이날 "수출.입 차질은 물류수송 다변화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해 줄 것"과 "경제통상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상황실 설치 등 행정력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통상적 수준에서 '대책없는 대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구미세관의 경우도 '화물연대 파업관련 긴급통관 대책'을 내놓았지만 △긴급을 요하는 원자재 등에 대한 보세운송 편의제공 △수출품 선적기간 연장처리 △선박 입출항절차 간소화 △물류애로 사항 해소 △24시간 상시 통관체제 등 평소의 세관행정을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했다.
상공회의소와 경영인연합회 역시 "LG전자의 경우 하루에 컨테이너 약 80대 분의 수출물량이 출하되고 있는데 빠른 시일내 운송수단이 확보되지 않으면 물류대란을 맞을 것"이라는 등등의 구미공단 업체들의 수출입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는 선에 머물렀다.
"솔직히 사태가 이지경인데도 정부가 즉각 나서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어찌 한낱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막겠습니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도 유분수지요". 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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