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물연대 파업 산업현장 르포-달성산업단지

달성산업단지내 수출업체 근로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벌써 수출화물 대부분 업체들이 운송용 컨테이너가 끊긴 지 일주일째. 대부분 업체들이 생산라인 가동 중단 초읽기에 돌입했다.

원자재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하루하루 버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IMF 외환위기로 수차례의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의 근로자들은 이러다간 또다시 인원감축 등에 휘말리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부채감축 등 이제 겨우 마련한 재기의 발판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화물연대의 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호주 유럽 등지로 트랙터를 주로 수출하는 대동공업(주)은 지난 7일 오후부터 운송이 중단돼 컨테이너 50대분, 300여대(대당 3천만원)가 보관창고와 야적장 2곳을 가득 메웠다.

화물컨테이너 운송 중단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400만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송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납기를 못맞춘 물품의 상당수가 수출취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피해가 엄청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화물연대의 파업이 타결된다 해도 선적 4일전까지 부산항으로 물품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18일까지는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발을 굴렀다.

화물연대 파업이 향후 1주일내 타결돼도 지금까지 쌓인 물품만큼 재고로 남게 된다는 계산이다.

○...발전기 압축기 등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한국델파이(주)의 근로자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루 평균 2억~3억원 상당의 원자재 수입이 컨테이너 반입중단으로 일주일째 끊겼기 때문이다.

IMF 당시 거래하던 대기업의 부도로 2천억원 정도 손해를 입은 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부채상환으로 마련한 일터가 다시 생산중단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5천억원 정도로 이제 막 정상 경영궤도에 오른 상태에서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될 경우 월 100억원 상당의 수출길이 막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확보하고 있는 베어링, 전기장치, 실린더, 밸브 등 수입 원자재가 바닥을 드러낼 상황"이라고 델파이 관계자는 밝혔다.

○...폴리에스테르 니트를 주로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신일산업(주)은 컨테이너 물량수송이 끊어지자 일반 화물차를 이용, 재고 줄이기와 수출납기 맞추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컨테이너를 이용할 때보다 2배나 비싼 운송료를 내고 직원들이 직접 부산항으로 가서 화물을 내리고 있다"는 김항규 신일산업대표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장내부와 야적장에는 컨테이너 8대분의 수출물량이 쌓여있다고 말했다.

5t짜리 화물차 1대의 운송료가 20만원으로 컨테이너를 이용할 때보다 2배 정도 비싼 물류비를 물고 있는 셈이다.

회사관계자는 수출품이 재고로 쌓일 경우 제품값이 절반이하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결국 공장가동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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