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주류의 좌장격인 한화갑 전 대표가 25일 신당 불참을 선언해 신당을 추진하는 신주류와 사실상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고 특히 대북송금 특검까지 비난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이날 선언은 신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라 구주류의 뜻을 종합.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 "사실상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특검으로, 세계 어느 나라도 정상회담을 수사하는 경우는 없다"고 비판, '김심(金心)'(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한 전 대표는 신당 동참이든 불참이든 선택을 강요받아온 게 사실이다.
신주류가 '신당창당 추진 모임'을 만들고 구주류가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을 결성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 침묵할 수는 없었던 것.
또 한광옥 최고위원, 염동연 전 대통령후보 특보의 구속과 최재승 의원(한전 석탄 납품비리)과 김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로 동교동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맏형으로 '역할'을 자임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그는 초강수를 뒀다.
문제는 불참 선언 이후다.
27일 청와대 민주당 의원 만찬, 28일 신당추진모임 2차 워크숍, 30일 당무회의 신당 창당안 상정 등 주요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가 민주당의 운명을 결정짓는 기로가 될 전망이다.
구주류는 일단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당내 논의로는 세가 약해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방법은 전국순회 공청회로 신당 논의의 부당성을 알리는 것으로 잡았다.
신당추진모임에 참석했던 배기선, 설훈 의원 등의 한 전 대표와 가까운 구주류 합류 여부가 관심사이다.
신주류는 한 전 대표의 신당 불참 선언과 구주류의 집결 움직임에 따라 정치력을 시험받게 됐다.
어떻게 구주류와 중도파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신당 창당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 하는 시험이다.
'탈레반'(신주류 강경파)들은 "대세에 영향 없다"(이재정 의원), "장고 끝에 악수"(이강래 의원)라며 한 전 대표의 선택을 폄하했다.
"버리고 갈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왔다.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는 폭풍 전야와 같았다.
신-구주류 모두 신당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대철 대표는 회의 끝에 "모두 정치 경륜이 높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언행에 조심하시느라고 발언을 안하시는 것 같다"며 "함께 지혜를 모아 좋은 결과를 끌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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