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핵특검' 돌출

한나라당이 북한의 고폭 실험 등을 포함한 북핵관련 특검법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대북송금 특검법 수정안 처리를 연기시켜 특검법을 둘러싼 정국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에 따라 여야간 대치는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정국 냉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11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150억원+α'로 한정한 수정 특검법 수용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 9일 국회 정보위에서 불거진 북한의 고폭실험 사실과 폐 연료봉 재처리와 관련, 대북 비밀송금이 북한의 핵개발에 쓰여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북핵관련 특검법 주장이 분출, 수정 특검법 처리가 무산됐다.

홍사덕 총무는 "대통령이 비토하겠다고 밝힌 특검과 '150억원+α' 특검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어 우선 받아들이기로 한 부분만 수정발의했다"며 "여야 협상과정에서 미리 보고하지 못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홍 총무는 그러나 "북한의 고폭실험 등 각종 의혹이 분출되는 등 대북 비밀송금이 핵개발에 쓰여졌을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특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해 새로운 특검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특히 이해구 전 대북뒷거래 특위위원장은 "원안대로 처리한다는 당론을 마음대로 무시한 것은 독선적인 국회 운영"이라며 원안 처리를 고수했고 임인배겚宛꼍?의원은 전날에 이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닌 만큼 당론을 뒤집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최병렬 대표는 "북한이 일부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고 고폭 실험도 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수정 특검법만으론 대북뒷거래 의혹을 풀 수 없는 만큼 수정 특검법안을 유보하는 대신 북핵관련 의혹을 규명할 새로운 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민주당=북핵 관련 특검법을 한나라당이 갑자기 들고 나오자 방향을 잡지 못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제안한 한정특검법이 개인 비리 조사차원인만큼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가 한나라당의 방향 '급선회'로 대응 방안을 정하지 못했다.

때문에 정균환 총무가 의총에 앞서 "큰 틀에서 정국경색을 막아야 한다"며 "의총에서 새 특검법을 추인했으면 좋겠다"고 동료의원들의 협력을 당부한 말도 무색해졌다.

더욱이 민주당은 이날 정대철 대표의 굿모닝시티 자금 4억2천만원 수수 발언이 나옴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이어져 특검법에 대한 심층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다.

의원들은 의총장은 물론 본회의장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정 대표 문제와 특검법 문제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방향 선회와 검찰 수사에 성토했으나 성토에 그쳤다.

이와 관련,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야당 온건파가 대화와 타협으로 정국을 이끌어 가고 상생의 정치가 이뤄질 수 있는 계기였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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