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지홍 교수 삽살개 연구 책 펴내

'우리 토종개란 어떤 개인가?'를 화두로 지난 18년간 '삽살개'를 기르고 연구해 멸종위기에서 구했나하면 천연기념물(제 368호)로 지정받게도 한 경북대 하지홍(50.유전공학부) 교수. 그는 삽살개 연구의 기초를 다져 일반인들에게 '삽살개= 자랑스런 토종개'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최근 이같은 연구성과를 토대로 우리 토종개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고자 시도한 최초의 책인 '한국의 개'(경북대출판부)를 펴낸 하 교수를 만났다.

"우리개를 사랑한다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토종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지난 18년 동안 삽살개 수백마리를 직접 기르고 연구하면서 많은 자료를 축적할 수 있었지요. 역사와 사실에 입각하여 과학적인 눈으로 토종개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간했습니다".

하 교수는 품종견 이전의 한국개에 대한 두개골 연구, 문헌적 고찰, 옛그림으로 보는 한국개, 한국개의 기원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 토종개의 성질과 체질, 육종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한국의 토종개는 삽살개.진돗개.풍산개 등 5종류. 그러나 '우리 고유의 애견문화가 있는가'라는 점에 대해 하 교수는 한마디로 거의 제로 상태라고 말한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연구가 뒷받침되는 외국개들과 달리 우리 토종개 대부분 혈통기록조차 제대로 없다고 했다.

때문에 앞으로 계속 연구하여 우리 고유의 애견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하 교수는 토종 동물자원이 극히 드문 국내 현실에서 삽살개가 지니는 학술, 문화, 경제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삽살개 등을 활용한 애견산업에 첨단 BT를 도입,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잘 구사하면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바꾸는 효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삽살개의 경우 예부터 액운을 쫓는 개로 영화.게임.애니메이션 등 각종 문화상품개발이 가능하며, 개 테마파크와 경견 쇼핑물 등 경견사업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는 할리우드의 스필버그 감독에게 삽살개와 관련된 토속적 이야기 등을 영화화 해볼 것을 권유하는 편지를 보낸 적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삽살개는 개 게놈 프로젝트를 위한 최고의 개 집단으로 유전자공학의 관심이 됐는 등 학술자원으로도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1990년부터 10여년 동안 과학기술부 지원으로 DNA 지문검사나 유전자 차원의 검사 등을 통해 지금까지 삽살개 3천여 마리에 대한 혈통기록, 외적 형태, 성격, 유전자 기록 등이 데이터베이스화돼 관리중이고, 연구결과가 20여 편의 국내외 학술논문으로 발표된 것도 그의 유난한 삽살개 사랑 덕분이다.

"전남 진도군과 전북 임실군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개 테마파크.개 경주장 등의 사업을 추진중이지만 연구기반시설 등이 없어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는 실정"이라는 하 교수는 "애견산업은 21세기 가장 유망한 성장산업이지만 아직은 산업중심체가 없는 무주공산"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시장만도 작년 기준 1조원에 이르지만 첨단 BT기술이 활용된 적이 거의 없는 BT 미개척분야라고. 때문에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대학이 연계하여 BT와 함께 테마파크 등 문화 관광산업을 결합시킨다면 세계 애견산업의 메카로 만들 수 있다고 하 교수는 확신했다.

"5년후 중국시장, 10년 이내 미주와 유럽시장 수출도 가능해 대구.경북을 먹여살릴 수 있는 산업이 될 것입니다". 애완동물산업 전문가 양성과 네트워크화를 위해 이달중 서울에서 애견아카데미 강좌 개설 및 사이버 강좌도 마련하는 그는 대구.경북을 애견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뛰고 있다.

하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미생물유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난 85년부터 경북대에 몸담으면서 삽살개 연구에 몰두해 왔다.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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