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임 건의' 받든지 사퇴하든지

어제 청와대에서의 5자(者) 만찬회동은 일단 상생의 정치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그러나 그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평가가 더 적합하다.

결국 국회가 통과시킨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에 대한 노 대통령의 답변은 청와대 회동에서 나오지 못했고,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최병렬 대표의 '또다른 만남'의 여지, 또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별도의 정치적 접점찾기가 계속되리란 점에서 우리는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 한두 주일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역할은 무겁다

어제 노 대통령은 내년예산과 민생법안 등에선 야당의 대승적 처리를 요청했고, 외교.대북 문제에선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최병렬 대표 또한 노사문제.신당문제.민생현안에서 야당의 대안과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장관' 문제가 걸려 있었지만 일단 서로가 할 말은 다 한 것이다.

본란이 여기서 유인태 정무수석팀의 역할론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대화의 확대만이 '해임안 정국'을 푸는 열쇠라 믿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든 현실 타개의 주 역할은 노 대통령의 몫이다.

우선 김두관 행자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할 수는 있지만 향후 국정운영에서 부닥칠 거야(巨野)와의 충돌을 각오하고서 해야한다.

반면에 국회의 결정을 수용한다면 그땐 공은 한나라당에 넘어간다.

정국 안정에 대한 야당의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또하나 김두관 행자부장관 본인에게 거취문제를 맡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자진사퇴는 청와대와 야당의 '딜레마'를 동시에 풀어주는 대안일 수 있다.

우리는 제2.제3의 공세를 막을 수 없게 된다는 논리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팀의 다양한 역할이 그래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무팀은 흥정을 붙이는 역할이지 싸움을 붙이는 기능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해임의 도마위에 올라 있으면서 '한나라당은 사대주의 정당'이니 '국회가 민의를 왜곡했다'느니 막말하는 김두관 행자의 경박성은 실망스럽다.

이래갖고서 어떻게 국회에 출석하겠단 것인가. 가만히 좀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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