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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상향 공천과 금권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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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나라당 각 지구당에서는 당원들 사이에 "내년 총선때는 돈 좀 만져보겠네"라는 얘기가 자주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정치개혁을 한다며 도입한 상향식 공천이 시행될 경우 돈을 많이 뿌리는 사람이 후보가 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내년 총선후보 경선에서는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뿌려댈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정치개혁의 요체로 알았던 상향식 공천이 알고보니 금권선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틀이었던 것이다.

현재 상향식 공천의 구체적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략 당원 1천명과 일반국민 1천명이 총선후보를 선출하도록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 지도부의 구상이다.

일반 당원과 유권자가 후보를 직접 선출함으로써 공천에 민의를 잘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지도부의 구상과는 달리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돈을 뿌리느냐를 당락의 결정적 변수로 만들고 있다.

돈을 뿌릴 대상이 2천명으로 축소돼 돈 살포를 집중적이고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을 반영하듯 각 지구당에서는 "선거인단 1명당 50만원씩 10억원이면 당선 안정권에 든다느니, 무슨 소리냐 100만원씩 20억원은 써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4일 오후 열렸던 당 연찬회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홍준표 의원은 "상향식 공천이 되면 금권타락선거가 빈발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종근 의원도 "대의원수 1천~2천명을 상대로 한 경선은 돈선거가 된다.

상향식 공천을 하려면 전 유권자를 상대로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3월 정치개혁을 한다며 당헌에 상향식 공천을 명시했다.

당시 수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상향식 공천이 안고 있는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정치개혁이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개혁에만 매달리다보니 개혁방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는 전혀 눈을 돌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많은 시간을 들여 도입한 제도를 문제가 많다고 해서 시행도 해보지 않고 고치자고 주장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상향식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논란을 지켜보면 한나라당의 정책개발능력은 국민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한참 낮다는 생각이다.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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