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은 '영화바다'-Piff 2일 개막

태풍 '매미'가 할퀸 상처 영화로 달랜다.

태풍 직격탄을 맞은 부산에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10월2일~10일)가 찾아왔다.

올해로 8회째. 집행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어느 해보다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해일로 곳곳이 파괴되고 무너진 부산의 이미지를 밝은 영상으로 지워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 외에 시민들의 웃음을 되찾을 수 있는 거리축제 등을 동원했고, 스타들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역대 최대규모 60개국 244편

개막작 '도플갱어'를 비롯해 60개국 244편이 선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 첫 선을 보이는 작품만도 123편이다.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섹션별로는 '아시아영화의 창' 17개국 29편, '뉴커런츠' 10개국 13편, '한국영화 파노라마' 12편, '월드시네마' 36개국 49편, '와이드앵글' 26개국 73편, '오픈시네마' 9개국 9편 등이다.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부문에서는 얀 트로엘 감독이 건강악화로 참석이 취소된 루시앙 핀틸리에 감독 대신에 심사위원원장을 맡고, 이란감독 자파르 파나히, 대만여배우 첸샹치, 명필름 대표 심재명씨가 위원으로 위촉됐다.

◆개.폐막작은 어떤 영화?

개막작 '도플갱어'는 일본의 대표적인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48) 작품. '도플갱어'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환영을 보는 것을 말한다.

환자용 로봇을 개발중이던 주인공 하야사키는 계속되는 실패로 실의에 빠져있다.

어느날 다른 성격의 분신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분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스릴러로 출발해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주연을 맡았다

폐막작 '아카시아'는 '여고괴담'의 박기형(36) 감독의 신작. 전원주택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는 주부 미숙(심혜진)이 눈빛이 어두운 소년 진성을 입양한다.

그러나 진성은 아카시아 나무 주위를 맴돌거나 죽은 벌레를 갖고 노는 이상한 행동으로 부부를 불안하게 만든다.

여기에 어딘지 불온한 이웃집 소녀, 모호한 눈빛으로 이들 가족을 지켜보는 늙은이 등은 실제보다 더 무서운 공포를 자아낸다.

환상과 환영에 대한 공포감이 잘 묻어나는 작품이다.

◆볼만한 추천작

수영만 야외상영관에서 상영되는 개폐막작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몇몇 유명영화들도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국제영화제의 맛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영화 맛을 보는 것. 찾아보면 볼만한 작품이 여럿 있다.

필리핀의 '마그니피코'는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감동의 드라마.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꼬마 주인공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로맨틱코미디를 즐기는 이들은 러시아의 '릴리아에게 사랑을'을 권한다.

닭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노처녀가 사랑을 찾는 줄거리로 로맨틱하면서도 의미있는 '사랑 찾기'가 펼쳐진다.

미국인 여자가 프랑스 남자를 사랑하면서 겪는 문화 충돌을 그린 '프렌치 아메리칸'도 연인끼리 볼만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로는 성룡의 가족사를 그린 '용의 흔적:성룡과 그의 잊혀진 가족'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영화제측은 비평가들이 엄선한 8편의 영화를 추천작으로 내놓았다.

'내 머리 속의 깃털'(벨기에.토마 드 티에르 감독),'릴리아에게 사랑을'(러시아.라리사 사딜로바),'명일천애'(중국.유릭 와이),'미소'(한국.박경희),'산딸기'(일본.니시카와 미와),'솔트'(미국.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카트린 부인은 어디에?'(스페인.마크 레샤),'투쟁'(오스트리아.루트 마더) 등이다.

기대를 모은 조엘 코엔 감독의 '참을 수 없는 사랑'(Intolerable Cruelty)은 감독이 재편집을 마무리하지 못해 결국 상영이 취소됐다.

◆국내 개봉에 앞서 보는 영화

연극인 이윤택씨가 자신의 연극을 스크린에 옮긴 '오구',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여섯개의 시선'(박광수 등), 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영화화한 '파괴'(감독 전수일), 장애를 다룬 '그 집 앞'(김진아) 등이 개봉에 앞서 부산에서 첫선을 보인다.

◆그 외의 행사들

전쟁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영화특별전'과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를 돕기 위한 '사랑의 펜모으기' 행사를 펼친다.

모아진 펜은 아프카니스탄의 고난을 담은 영화 '칸다하르'(2001)의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에게 전달돼 그곳 어린이들에게 나눠진다.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이 시네마서비스 특별전 '초록물고기' 상영직후 관객과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영화감독으로 관객을 만나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흥미를 모으고 있다.

◆예매는 이렇게

인터넷으로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와 부산은행 홈페이지(www.pusanbank.co.kr)로 하면 된다.

개.폐막작은 지난 18일과 19일 예약이 끝났으며, 일반상영작은 24일부터 10월 10일까지 예매할 수 있다.

입장료는 개.폐막작이 1만원이며, 일반상영작은 5천원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