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노벨 평화상

가을에 접어들면 하나 하나 발표되는 노벨상 수상자가 세계의 관심을 모은다.

지난 2일 문학상 발표로 개막된 노벨상 시즌의 수상 분야는 모두 6개.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물리학, 화학, 의학, 문학, 평화상 등 5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해오다 지난 69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경제학상을 제정함으로써 노벨상은 모두 6개 분야로 늘어났다.

분야별 수상자는 모두 생존해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평화상만은 단체에게도 수여한다.

▲선정 기준은 1895년 작성된 노벨의 유언장을 기초로 해서 만든 공통 기준과 분야별 개별 기준이 있다.

공통 기준은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분야별 기준은 문학상의 경우 "가장 탁월한 이상주의적(idealistic)경향의 작품을 쓴 사람" 물리학.화학.의학상은 "관련 분야에서 가장 큰 발견 또는 발명을 한 사람" 그리고 평화상은 "국가간 친선을 돈독히 하거나, 상비군을 폐지.축소하거나 평화회담을 개최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으로 정해져 있다.

▲노벨상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평화상이다.

올해도 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세계 언론들에 유력 수상 후보자들이 거명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165명의 후보 가운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전 체코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이 유력한 수상자로 점쳐졌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않은 이란의 여성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가 선정됐다.

에바디 자신이 수상자 선정에 '충격'을 받았다고할 만큼 평화상 심사의 철저한 보안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에바디는 여성으로는 11번째, 이슬람 여성으로는 처음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에바디가 민주주의와 인권운동,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한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란 최초의 여성판사를 지낸 그녀의 헌신적 노력이 종교적 속박과 차별에 억압받아온 이란과 이슬람 여성들의 지위와 권익향상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에바디의 수상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이슬람 여성들의 평화를 위한 활동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환영 논평을 냈지만 이슬람 국가이니만큼 내부적으로는 곱지 않은 시각이 상당한 모양이다.

이슬람 강경파들은 "이슬람 혁명정신을 저해하고 서방 제국주의에 영합하고 봉사한 대가로 평화상이 주어진 것이라면 불명예스런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상때도 논란이 분분했지만 현실 정치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주는 노벨평화상의 한 특징이기도 하다.

김재열 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