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산격동 전시컨벤션센터 지하상가에서 앤틱스타일 가구 전문점을 운영하는 손용원(31)씨. 그는 7년여의 가구점 종업원 경험을 살려 창업한 사례다.
잘 알고 있는 것, 배운 것, 자신 있는 것을 창업에 적용한 것.
지난해 8월 개업한 손씨는 가게를 확장.이전하는 등 창업 1년 만에 '똑바로' 섰다.
월 평균 매출이 3천만원에 이르고 한달에 300만원 이상을 벌어간다.
가구점 종업원 생활을 했을 때의 수입 150만원보다 2배 이상 더 버는 것인 만큼 일단 성공한 셈.
지하2층 16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했지만 장사가 잘 돼 불과 몇 달 만에 지하1층 32평가게로 '영전'했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많아 가구를 찾는 신규 고객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
그는 사실상 무일푼으로 시작했다.
1995년 1월 대구시내 한 가구점 판촉직원으로 시작, 봉급쟁이 생활 7년을 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머니와 동생 뒷바라지를 하다보니 모아둔 돈이 없었던 것.
손씨는 타고 다니던 차를 팔아 900만원을 마련했다.
그리고 보증금 580만원에 월세 130만원을 주기로 하고 16평짜리 가게를 얻었다.
팔 물건은 종업원 생활을 하면서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부탁, 1천300만원어치를 외상으로 얻어왔다.
창업자금 총액은 710만원으로 소자본 창업. 손씨는 장사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
"멀쩡한 직장을 왜 버리느냐고 말리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젊을 때 더 나은 기회를 잡고 싶었어요. 젊을 때 도전해보라는 주위 사람들의 격려도 있었습니다".
그는 가구점 종업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경쟁력 있는 품목이라고 여긴 '앤틱 가구'를 주력 상품으로 삼았다.
앤틱 가구는 100년 이상된 고가구 스타일을 일컫는 말.
손씨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는 역시 가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 좋은 물건을 골라오는 것에서부터 가게내 상품 배치, 그리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설명 등이 제대로 곁들여진 덕분에 그의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고객들에게 이 가구가 고객의 집으로 들어가면 어떤 느낌이 나는지 잘 설명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 가구가 설치되면 집안이 어떻게 바뀐다고 이해를 시켜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 지은 아파트를 다니며 끊임없이 구조를 확인해야 합니다".
손씨는 항상 도시락을 싸다닐 정도로 엉뚱한 비용을 줄이는 것을 장사의 철칙으로 삼고 있다.
장사가 잘 되지만 최근에야 여종업원을 고용했다.
물건 골라오는 것에서부터 고객상담, 배달까지 그는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종업원이 없을 때는 가게를 비울 수 없는 만큼 새벽이나 밤늦게 배달을 했다.
종업원이 있는 지금도 물건을 보러 다니는 새벽 일정이 끊이지 않는다.
"죽을 뻔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요. 배달도 혼자 다니니까 저 무거운 가구를 든다고 생각해보세요. 파김치가 됩니다.
하지만 낭비를 줄이지 않으면 결코 수익을 올릴 수 없습니다.
특히 업주가 부지런하고 피곤해야 합니다.
창업실패에 이르는 사람들은 경기가 나빠서가 아니라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수익 절반만 집에 갖다주고 나머지는 모두 좋은 물건을 구입하는데 투자한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작은 공장들을 찾아다니며 질 좋고 저렴한 물건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바로 현금으로 결제합니다.
투자는 하되 신용을 심어줘야 또다시 거래가 가능하니까요".
그는 가구점의 경우, 옷처럼 기본 수요와 대체수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니만큼 창업 아이템으로 훌륭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경계해야할 것은 종업원 생활 등을 거쳐 충분히 배운 뒤 뛰어들라는 것.
"가구는 마르고 닳도록 쓰는 것이 아닙니다.
싫증나면 바꾸는 것이 가구입니다.
항상 일정한 분량의 수요가 있으니 큰 돈을 벌지는 못하겠지만 일정한 수익은 항상 창출할 수 있는 업종입니다".
그리고 그는 창업을 일단 하면 신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바로 앞의 수익만 보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라는 것.
"종업원 시절 확보해놨던 고객리스트가 있었지만 그 쪽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또다른 판로를 개척해야지 과거에 의존하다보면 발전이 없습니다.
인내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계약서 써놓고 물건 갖다놓으면 계약 취소하자는 사람도 있는데 참아냅니다.
오늘 장사하고 끝낼 것 아니니까요". 그는 청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053)601-5312.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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