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뒤돌아본 '2003 대구'(2)-태풍 '매미' 상처 씻어내기

▲복구현황

태풍 '매미'로 6천688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경북지역은 복구비 1조781억원을 투입해 복구에 나섰다.

1천944ha의 농경지 복구대상 중 12월 중순 현재 복구완료된 농경지는 784ha다.

228억3천600만원의 복구비 중 12월 24일 현재 105억2천200만원이 지급(46%)됐다.

주택복구 대상 880동(신축 610동, 보수 270동) 중 이미 입주완료된 609동 외에 연말까지 817동이 입주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착공조차 하지못한 것도 63동에 이른다.

주택복구비는 전체 102억5천600만원 중 65억3천300만원(63.7%)을 지급했다.

경북도는 영양, 상주, 봉화지역 컨테이너 거주 수재민 44가구 중 연말까지 41가구가 입주하고 3가구는 내년 중으로 입주한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태풍 '매미'로 인한 산림복구 대상은 442건으로 이중 10%인 44건에 대해 준공을 마쳤다.

김선길 경북도 산림과장은 "구조조정으로 도 및 시군 산림부서 인력이 대폭 감축돼 응급복구와 피해지조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면서도 "올해안으로 설계를 완료하고 겨울을 넘겨 내년 2월중순 이후 착공, 내년 6월말까지는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북도는 사방댐이 산사태로 인한 하류 농경지와 인명피해를 줄이는 중요역할을 한다고 보고 2004년도 사방사업비를 117억원(2003년도 55억원)으로 대폭 증액해 산사태 우려지역 산간계곡에 이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공공시설 무더기 발주

경북도내서 가장 피해가 컸던 영양군은 도로및 교량공사 127곳 195억원, 하천 155곳 230억원, 소하천 123곳 160억원, 농어촌도로 127곳 125억원 등 전체 713곳에 937억5천5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가 발주된 곳은 17.5%인 125군데에 불과하고 나머지 201군데는 발주 중이며, 384곳은 설계 중에 있다.

정재선 영양군 도로담당은 "대형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수해복구공사는 내년 6월말 장마 이전까지는 끝낸다는 방침이고 현재까지 착공을 못한 588군데는 내년 1월말까지는 모두 착공한다"고 밝혔다.

청송군도 3천만원 이하 소규모 복구공사는 읍면에서 발주해 현재 공사가 완료단계에 있으나 3천만~1억1천만원 사이 공사는 주소지를 지역에 둔 전문.일반건설업체와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발주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사 늑장발주로 이듬해 또다시 곳곳에서 수해가 재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2002년 태풍 루사때 유실됐던 청송읍~부곡리 약수탕까지 설치된 청송읍 하수관로 4천919m는 당초 군이 구간별로 구분해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었으나 경북건설협회와 주민들의 이의(異議) 제기로 공개경쟁입찰로 변경, 발주하는 바람에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유실된 청송읍 금곡리 소재 제방공사도 지난 4월에야 군내 일반건설업체에 분리 발주해 준공이 늦어졌다.

주민들은 "청송군 수해복구공사가 늑장 발주에다 수의계약이 많아 특혜의혹마저 사고있다"며 빠른 복구를 바랐다.

▲상습침수 없어지나

수해복구비가 630억원을 넘어선 의성군의 경우 공공시설물 피해지역은 모두 542곳이다.

이중 1억 내외의 소규모 공사는 392건이 발주돼 72%가 복구공사에 들어갔지만 대형공사는 아직 설계 중에 있어 이르면 이달말쯤 돼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구천면 미천제방은 경북도가 112억원을 들여 제방 7km를 보강하는 설계가 진행 중이고 단밀면 서제 제방도 46억4천만원을 들여 3.2km가 복구된다.

의성군은 특히 비안면 이두.외곡리 주민들의 최대 숙원이었던 상습침수지역에 대해서는 15억2천만원을, 의성읍 치선제방 건설에 39억을 각각 투입, 주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또 낙동강 범람 피해를 입은 다인면 봉정리와 단밀면 낙정.생송.안사.쌍호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제방을 건설하기로 했다.

매년 침수피해를 당했던 비안면 장일환(61)씨는 "제방을 건설해 주기로 약속해 주민들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수재민 겨울나기

수해로 76가구가 집을 잃은 영양군의 경우 주택건설지원금 9억1천400만원 중 이미 6억7천만원을 지급, 48가구는 입주를 끝냈다.

군은 집이 없는 수재민 28가구에는 컨테이너를 임대해 지원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추위에 대비해 내부 보온시설을 강화했다.

영양읍 대천리 여도규(70.농업)씨는 "컨테이너 생활이 집에서 살던 때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불편하지만 그나마 방이 춥지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추위가 닥치자 건설교통부, 경북도와 영양군은 수재민들의 생활을 점검하며 불편을 살피고 있다.

그러나 수해로 집을 새로 지어야 할 형편에 있는 상당수 수재민들이 허가와 건축비문제 등으로 집짓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잖다.

의성군 구천면 위성1리 이장인 최상득(55)씨는 20년전 무허가로 집을 짓는 바람에 건축허가가 나지 않아 집짓기를 포기했다.

박종우(52.의성군 구천면 내산리)씨 역시 수해로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으나 자부담이 많아 새 집은 고사하고 집수리도 못할 딱한 형편에 놓여 있다.

▲한계 드러내는 골재생산

청송군내는 내년도 수해복구공사에 40만㎥의 골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골재량이 적어 25만㎥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도내 시군의 수해복구공사가 한꺼번에 발주되면서 깬돌 물량과 굴삭기 등 중장비 확보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자 김모(57.청송읍)씨는 "하천 공사를 위해 굴삭기를 매월 300만원씩에 임대해 확보해 놓고 있다"며 "깬돌의 경우는 연초에 1개당 800원씩 하던 것이 요즘은 1천600∼1천700원에도 구하기 힘들어 웃돈을 주고있다 "고 했다.

영양군은 수해 때 한국자원재생공사가 영양읍 감천리 하천에 쌓아두었던 폐비닐 1천30t이 떠내려가는 바람에 요즘 '폐비닐과의 전쟁'을 치르고있다.

군과 자원재생공사는 2억4천만원을 들여 연인원 5천명과 장비 200대를 동원해 하루 수백 포대의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19km 하천변, 124ha의 농경지 유실및 매몰 피해에 대해서는 농민들이 자원재생공사와 환경부를 상대로 보상을 놓고 소송움직임까지 보이고있다.

영양읍 서부리 오학택(56)씨는"5년생 복숭아나무 900그루가 폐비닐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영화.이희대.김경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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