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TV극장(토요일)

○...봄날은 간다(KBS2 밤 11시20분) 허진호 감독, 유지태.이영애.백성희.박인환 주연(2001년작)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했던 허진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와 함께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옛 사랑의 상처를 헤집어놓으며 가슴 한구석이 아파오는 여운이 남는 영화다.

멜로 영화지만 절제된 대사와 느린 호흡으로 건조해 보이기도 한다.

자연의 소리를 수집하는 사운드 엔지니어인 상우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아버지, 고모와 함께 살고 있다.

상우는 강릉 라디오 방송국의 자연의 소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그 방송국의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인 은수를 만나고 함께 녹음 여행을 떠난다.

풍경소리와 눈 오는 소리, 파도소리 등 잔잔한 자연의 소리들을 담으며 두 사람은 점차 사랑에 빠진다.

이혼 경험이 있는 연상의 은수에게 결혼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상우로부터 은수는 조금씩 물러서고, 결국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물음에 차갑게 '헤어져'라고 대답하며 떠나고 만다.

★★★★(※만점=★5개 ☆=★의 1/2, 평점:매일신문 김중기 영화전문기자)

초호화 홍콩스타 캐스팅 액션물

○...화소도(MBC 밤 12시10분) 주연평 감독, 성룡.유덕화.홍금보.양가휘 주연(1990년작)

성룡, 유덕화, 홍금보, 양가휘 등 홍콩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들을 등장시킨 액션영화. 죽음의 수용소인 '화소도'에 얽혀있는 경찰 고위간부의 음모와 이를 파헤치려는 주인공이 화소도에 수감되어 펼쳐지는 사건들을 다룬 내용으로, 암울한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홍콩 경찰학교 출신의 인터폴인 황위는 애인인 아방의 아버지이며 자신의 옛 스승인 송서장의 초빙으로 경찰 내 고위간부의 비리사건을 맡게된다.

송서장의 암살장면을 목격한 황위는 사건추적을 하던 중 범인이 이미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인 것으로 밝혀지자 교도소 내부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폭력범으로 가장하여 '화소도'에 잠입한다.

중년 노동자의 일탈과 절망

○...월요일 아침(EBS 밤 10시)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감독, 자끄 비두아.리고 모조.안 크라브 주연(2002년작)

'월요일 아침'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중년 노동자의 따분하고 나태한 생활에서의 일탈과 절망을 다룬 블랙 코미디영화. 대화가 거의 없는 유쾌하고 우아하지만 서글픔이 묻어나는 무성 영화 시대의 코미디를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의 소도시에 사는 중년의 남자 벵상의 삶은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거대한 공장의 용접공인 벵상은 매일 아침 다섯 시면 일어나 출근해서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일하다가 무미건조한 집으로 돌아온다.

아내는 돈을 많이 벌어오지 못한다고 늘 불평이고, 큰아들은 아버지를 무시하고, 작은 아들은 아버지를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으로 여긴다.

벵상이 바라는 것은 편안함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시간은 나지 않고, 지루함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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