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 연극계 최고의 별은?
2003년 지역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연극배우로 박상희(35.사진 오른쪽)씨가 선정됐다.
또 최고의 인기 극단은 지난해 20주년 기념공연을 연 '처용'(대표 성석배)이 차지했다.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연극사랑 사람사랑 대구모임'이 최근 회원 70여명을 대상으로 '2003 지역 최고의 연극배우와 극단'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것. 동호회 김창수 회장은 "지역 연극계의 활발하고 수준 높은 활동을 바라는 마음에서 관객이 뽑은 연극상을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11일 그 영광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배우는 관객의 사랑을 받아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관객들이 주는 최고의 상을 받게 됐으니…. 연극판에 뛰어든 이후 17년이라는 세월이 헛되지 않아 기쁩니다".
배우 박상희씨에게 2003년은 그의 연극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한해였다.
'동화세탁소', '날 보러와요' 등 9편의 작품에 출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또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로 대구연극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데다 출연작마다 관객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는 등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기 때문.
"한 달에 한번 꼴로 무대에 섰어요. 게다가 지난 연말에는 동시에 두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아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지요. 특히 노총각 딱지를 떼려고 작업에 열중하던 때였는데 제대로 데이트할 시간도 없었어요". 그런 박씨가 최근 10세 연하의 여자와 결혼하는 행운을 얻었으니. 도대체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관객들로부터 지난해 최고의 인기 극단으로 뽑힌 극단 '처용' 성석배 대표는 박씨의 매력을 '힘'으로 정의했다.
"외모를 보세요. 힘 좋게 생겼잖아요. 또 연극에 대한 열정이 넘칩니다".
그러자 박씨는 "재미있는 연기, 지루하지 않는 연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깊이 있는 연극도 중요하겠지만 재미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코믹한 이미지가 굳어지면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정적인 연기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고 했다.
박씨는 대구 연극계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사람이 한해 동안 9편의 작품에 출연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배우기근에 허덕이는 지역 연극계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죠. 30대 중반인 제가 연극판에서는 막내입니다".
성 대표도 "당장 10년 후가 걱정"이라고 했다.
"자꾸 신인들이 들어와서 무대에 신선함을 줘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그래서 스타를 키우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역 연극계에서도 스타로 뜰 가능성이 있다는 인상을 주면 자연히 후배들과 관객들이 많이 몰리겠지요".
대구 관객들로부터 지난해 최고의 연극스타로 인정받은 박상희·성석배씨. 그들은 앞으로 어떤 작품과 활동으로 지역 관객들에게 보답할지 궁금해진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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