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호'가 통쾌한 복수극 연출과 함께 마무리 난조의 멍에를 시원하게 벗어던졌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안정환(2골), 설기현의 연속골과 상대의 자책골 2개를 묶어 5-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21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에서 당한 충격적인 1-3 패배를 보기좋게 설욕하는 데 성공하면서 오만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3승1패의 우위를 지켰다. 코엘류 감독 부임 이후 성적은 8승2무6패.
악몽과도 같은 '오만 쇼크'에서 해방된 한국은 이로써 새해 첫 A매치를 승리로 장식하며 영광의 2004년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대표팀은 18일 수원으로 장소를 옮겨 레바논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예선 7조 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월드컵 4강국의 위용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판이었다. 안정환이 원톱에, 설기현과 차두리가 좌우 날개공격수로 포진하고 박지성이 공수를 조율한 공격라인의 위력은 오만 수비진을 농락하고도 남았다.
이들은 감각적인 힐패스와 예리한 킥 능력 등 큰 무대에서 익힌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특히 코엘류호의 발목을 잡았던 마무리 난조의 고질병도 단숨에 치유됐다.
다만 주전들이 뛴 전반만 봤을 때 공격루트가 왼쪽으로 치중되고 스리백 수비라인이 위기 때 다소 흔들린 것은 향후 훈련 과정에서 짚어봐야할 대목이다.
경기 시작과 함께 밀어붙인 한국의 첫 골은 의외로 쉽게 터졌다. 한국은 전반 8분 최원권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센터링을 상대 수비수 알 노비가 머리로 걷어낸다는 게 자기 골망을 흔들면서 리드를 잡았다.
15분 차두리가 오른쪽에서 볼을 밀어줬으나 안정환의 볼터치 미스로 추가골의 기회를 놓친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고 오만은 19분 알 나우팔리의 평범한 프리킥이 골키퍼 김용대의 품에 안긴 것이 첫 슈팅으로 기록될 만큼 수세에 시달렸다.
한국의 두번째 골은 전날 집중적으로 연마했던 세트플레이에서 터졌다. 한국은 25분 박지성이 오른쪽에서 감아올린 코너킥을 조병국이 솟구치며 헤딩슛한 것이 상대 골키퍼 알 카스미의 손끝과 크로스바를 연이어 맞고 나왔고 이를 설기현이 슛, 또 한번 그물을 갈랐다.
공수 균형속에 경기의 흐름을 틀어쥐었던 한국의 쐐기골은 안정환의 개인기로 만들어졌다. 안정환은 전반 종료 5분 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문으로 드리블하다 상대 수비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한국은 45분에도 프리킥 세트플레이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박지성의 패스를 김남일이 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크로스바를 퉁기고 나왔다.
코엘류 감독은 후반 11분 차두리를 빼고 최성국을 투입한 가운데 안정환은 4분 뒤 설기현이 왼쪽에서 올린 센터링을 머리로 받아 넣어 오만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코엘류 감독은 후반 정경호, 김두현, 박요셉, 박재홍, 송종국을 차례로 투입하는 여유를 보인 가운데 한국은 후반 41분 상대의 자책골로 싱거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예 수문장인 김영광은 후반 39분 김용대의 대타로 투입돼 A매치 신고식을 치렀다.(연합뉴스)
사진 :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대 오만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한국 안정환 선수가 골을 넣은 뒤 반지에 키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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