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바람 잘 날 없는 인사

대구 북구청이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인사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문제는 '3개월'. '최초 직위에 임용된 날로부터 3년 이내에는 전보할 수 없는데 3개월 남았는데도 왜 동사무소로 전출시켰느냐'며 한 공무원이 민원을 제기, 결국 자신의 바람을 관철시킨 것.

그러나 다른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해석은 좀 다르다.

별정 8급에서 7급으로 승진한 2000년 4월 시점으로 보면 3개월 남았지만 동일한 사회복지직 업무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인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정규채용이 아닌 특별임용된 뒤 각종 특혜 시비를 불러 일x며 승승장구한 사람이 '3개월' 을 이유로 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면서까지 구청 입성에 욕심을 내는 것은 도리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자신의 배경을 은근히 과시, 구청을 거쳐 시청으로 진출한다는 말을 했다"며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는 사람이 민원을 제기했다고 이를 받아들인다면 다른 직원들의 사기와 의지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 했다.

하지만 시는 민원을 제기한 직원의 손을 들어줬고 구청도 시 권고를 수용, 구청으로 전입키로 지침을 내렸다.

이에 구청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구청 현관 앞에서 천막 시위를 벌이며 연가투쟁으로 맞섰고 직장협의회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까지 합세, 장기전에 돌입하게 됐다.

북구청의 인사잡음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6급 승진 다면평가를 앞두고 '살생부'란 글이 직장협의회 게시판에 올라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인맥.아부 등에 휘둘리지 말고 제발 인사를 제대로 하라'는 내용으로 직원들의 실명이 게재돼 소동이 일어난 것.

살생부 이전에는 북구청 '오적'이 있었다.

역시 인사와 관련, 소위 잘 나가는 직원들은 '오적' 중 적어도 하나에는 속한다며 직원들 사이에 회자됐던 것.

북구청 인사가 더 이상의 인사홍역 없이 이제는 '바람 잘 날 있는 인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사회1부.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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