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탄핵 정국' 2野.청와대 충돌 위기

野 "발의 정족수 확보"-靑 "정면대응"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8일 탄핵 공조 논의에 본격 착수, 발의 및 의결 정족수 확보

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갔

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탄핵사유가 안된다"며 정면대응 입장을 분명

히 하면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에 대비한 법률적 검토에 착수하는 등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가결이 불투명

하다는 이유로 뒤로 물러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난 주말 거의 모든 의원들과

통화한 결과 탈당 선언한 의원들 가운데서도 대의를 좇아 탄핵발의 서명에 동참하겠

다는 의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50여명, 한나라당은 120명 이상이 발의, 서명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됐다"고 주장하면서 "설혹 국회에서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대통령과 열

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은 선거를 통해 계속될 것"이라며 의결 정족수가 확보되지 않

더라도 탄핵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탄핵안 발의는 원내과반수(136명), 의결은 3분의 2(181석)의 의결정족수가 필요

하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도 "탄핵과 관련해 찬성 여론이 증가 일로에 있다"며 "당내

상황이 어려워도 대의 명분이 맞는 일은 힘을 모아 하는게 옳다고 본다"며 탄핵추진

과 관련해 소속 의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노 대통령이 사과할 수 있는 7일 시한이 지났다

"면서 "탄핵때문에 국정이 파탄나고 혼란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1년전부터 시작

된 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기 위해 탄핵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탄핵 발의 여건이 모두 마련됐다"며 당장이라도 탄

핵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조 대표는 "사죄와 재발방지 약속시한이 지났

지만 아직도 열렸다"며 당초 8일 국회 발의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발의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고, 한나라당 홍 총무와 민주당 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회동을 갖고 구체적

인 탄핵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은 이례적으로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에 출연, "야권의 탄핵 추진은 '총선을 앞둔 정략적 대통령 흔들기'"라고 규정한 뒤

"부당한 일에 대해선 굴복하지 않고 굴복해서도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야당 공세가 비이성적이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탄핵 가결

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법률적 검토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무책임하고 무모한 탄핵발의 기도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고, 한나라당이 선뜻 동조하지 않고 있다"며 야권의 분열을 노린 뒤

"발의를 기도한 사람들은 당내에서 책임론에 휘말려 어려워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탄핵안은 국민을 철저히 무시하고 민생경제를 짓밟

는 것"이라며 "만약 탄핵시도를 계속할 경우 역사와 국민은 70~80년대를 짓누른 어

둠의 자식들이 21세기초에 부활했다고 볼 것"이라며 '결사 저지' 입장을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사진 : 민주당 조순형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의 주재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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