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 탄핵안 가결-청와대 반응-충격속 일손놓고 파장에 촉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자 청와대는 설마했던 일이 현실화된 충격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차 경남 진해에 내려갔던 노 대통령은 탄핵안가결 소식을 접하고도 오후로 예정됐던 해군사관학교 행사는 계획대로 참석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던 시각, 노 대통령은 창원시 대원동에 있는 주식회사 '로템'에 도착해 공장견학을 마친 뒤 직원들과의 오찬을 위해 사내식당으로 이동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탄핵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제가 직무정지가 되는데 오늘 저녁까지는 괜찮다.

오후로 예정된 해사 행사는 마치고 귀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서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입장하고 탄핵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남아있던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은 TV로 생중계되는 국회상황을 지켜보다가 탄핵안이 가결되자 당혹감속에 비서실 기능도 정지되는지 여부를 묻는 등 손을 놓았다.

비서실 직원들은 대통령의 권한정지와 더불어 비서실의 기능도 정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통령부재시의 국정혼란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탄핵안투표가 실시되자 청와대에 남아있던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은 수석.보좌관들을 소집,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탄핵안가결 이후의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박정규(朴正圭) 민정수석은 "할 말이 없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앞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와대 참모들은 전화를 받지않고 입을 닫았다.

일부 비서실직원들은 "헌법재판소가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탄핵안이 헌재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은 경남 진해로 떠나기에 앞서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대국민사과와 대화와 타협을 당부하는 말을 남기고 이를 이병완 홍보수석을 통해 언론에 전달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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