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바글바글 끓고 있다.
아무리 탄핵 정국이라 하지만 낮도 밤도 없이 직장이건 가정이건 정치얘기뿐이다.
마치 온 국민이 정치가요, 평론가요, 정치운동가인 것 같다.
여성운동도 예외가 아니어서 개인이든 단체든 정치적 참여와 지위향상만을 여성운동의 목표로 삼은 듯하다.
선거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될 것처럼.
그러는 사이 민생은 더욱 도탄에 빠져 신용불량자나 실업자들, 재해를 입은 농민들은 자살을 하거나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여성들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필자는 여성이 가진 배려의 지혜와 치유의 감수성으로 제3의 여성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정치적 지위보다 더욱 근원적이고 태생적인 모성으로서의 능력과 권위를 바탕으로 보다 실질적이고 자연스런 여성운동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모든 운동은 한가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럿이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인간관계가 기본이 된다고 할 때 여성이 가진 특징들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그 능력을 바탕으로 이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
우선 제3의 여성운동적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문제와 과제들을 바라보자. 여성이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일감을 개발하고 그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 지구상에는 20만 종류의 직업이 있다.
그 중에는 인간지향적인 직업이 비인간지향적인 직업보다 더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생명을 잉태하고 보듬어 안아 키우는 모성본능을 경쟁력삼아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다.
교육, 서비스, 비즈니스, 조직, 단체, 일반문화, 예체능 관련직 그리고 선거 관련 일까지 여성이 하면 유리한 직업들이 많다.
물론 비인간적인 직업인 산업 기술직, 옥외 활동직, 과학직의 분야가 여성은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덜 적합하다는 것이다.
앤 로오(Anne Roe)의 분석에 의하면 8개의 직업군과 6개의 직업수준으로 나눈 직업 중에서 어떤 분야의 직업이든 선택의 기준은 각 개인의 욕구 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여성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해야지만 잘할 수 있고 또 성취감도 클 것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인구를 늘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동안 다른 중요한 일에 몰두하느라 소홀했을 출산의 고통을 다시 한번 겪어야 한다는 각오로 생명을 키워나가자. 그래서 셋째딸 보기 운동을 해야 한다.
선도 안보고 데려 간다는 셋째 딸을 많이 태어나게 하자는 것이다.
세번째, 환경 생태계를 살리는 운동과 소위 웰빙문화를 빨리 생성, 발전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잘 먹고 잘사는 일에는 여성이 적합하다.
앞마당에 가정 채소밭을 가꾸고 환경친화적 채소를 골라먹는 행복을 여성이 먼저 제안해야 한다.
고향마을의 작은 천수답을 지키려는 의지가 의식있는 엄마한테서 나와야 한다.
그래서 주말농장, 소농보호운동, 유기농 장려, 생협.소협운동 역시 여성이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된다.
여성은 운동가인 동시에 소비의 열쇠를 쥔 광지기이기 때문이다.
환경생태운동가 김종철 교수는 '녹색평론'에서 "사람들이 환경오염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는데 보다 생태학적 교양을 갖추고 깊이 있는 인식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그 주체가 여성이 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여성의 지혜와 감수성을 확산해야 한다.
생태적인 운동은 기본적으로 여성적인 운동이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성의 창업의욕은 색다른 분야에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리모델링, 대여업, 중개업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여성의 장점을 살린 소호 창업에도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이 또한 여성의 상상력과 생활의 지혜가 크게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도시계획위원회의 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이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약자를 보호하고 도시의 짜임새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한 가정의 어머니는 그 집안의 의사요 소방수다.
이 세상 조직의 최소 단위인 가정은 여성이 핵이다.
핵이 가정으로 돌아가는 데는 사회적 성취 못지 않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 명분을 제 3의 여성운동으로 하자는 것이다.
김근화 (사)여성자원금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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