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에 관한한 숨길 것도 없고, 미룰 것도 없습니다.
오염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사고가 터지면 최선을 다해서 여파를 줄일 수밖에 없지요".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이 오염관련 지수를 자발적으로 완전 공개하거나 사소한 오염물질 누출사고에도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등 환경문제 대처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는 종전 은폐.축소에만 급급했던 자세와는 대조적인 것으로 문제발생 소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얼마전 포항공단 한 업체는 집진필터 이상으로 검은 매연이 일시적으로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를 냈다.
이후 업체 측이 취했던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조업중단이었다.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입은 생산차질 피해는 수억원대로 추산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전같으면 '불가피한 사고'라며 생산을 계속하면서 손상된 부분을 교체했겠지만 이제는 '그런 사고가 왜 발생했는가'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생산을 중단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회사근처 배수로로 소량의 기름유출 사고를 냈던 공단의 또다른 기업은 오염구간은 물론이고 인접 지점 등 오염가능성이 있는 모든 구간을 차단한 뒤 흙을 파내고 물을 양수기로 빨아내 처리업체에 맡겼다.
이는 실제 오염량보다 수십배나 많은 토사와 오수를 정화처리한 것으로 환경담당 공무원들까지 이 업체의 사후조치를 높게 평가했다.
박모(42) 팀장은 "이번 사고 이후 사내 모든 송유관을 점검.보강함으로써 금전적 손해보다 더 값진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포스코는 한발 더 앞서 올해부터 각 공장 굴뚝의 자동측정기에서 측정된 오염관련 수치를 환경부 산하 영남권관제센터로 전송해 일반에 공개하고 수질 및 환경관련 설비를 실제와 똑같은 소형으로 제작해 내방객과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또 환경감시타워에 6명의 직원을 배치, 75m 상공에서 자사는 물론 인근 업체의 오염물질 발생여부까지 감시하고 유사시 해당업체에 통보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포항공단의 환경 파수꾼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포항.경주지역 130개 업체 환경업무 담당자들은 경북동부환경기술인협의회(회장 박주영)를 통해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설비개선 및 오염 최소화를 위한 각종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등 올들어 지역 기업들의 환경관련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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