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수모당하는 녹지공간

지금, 대구 수성구 지산동 '수성 동아아파트 양쪽으로 펼쳐진 자연녹지는 신음중.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십년생 소나무와 침엽수, 활엽수 등으로 우거진 수풀이 도심속 시골정취를 느끼게 하던 수성관광호텔~수성동아아파트를 거쳐 한라주택 사옥에 이르는 산자락이 이제 망가질대로 망가져 지나는 사람들마다 "너무 했다.

대구시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지"라며 한숨을 내쉰다.

최근 수성관광호텔 왼쪽에 대형 골프연습장이 산자락을 비집고 들어서 밤낮없이 '탁탁 소리를 내고있는가 하면 주변 자연녹지도 대부분 개발을 노린 지주들의 노력(?)으로 급속도로 훼손당하고 있다.

자연녹지공간을 비집고 흉물스럽게 들어선 골프연습장 왼쪽 산등성이 땅, 수백평이 인근 상업시설의 주차장으로 활용되면서 녹지여야 할 공간이 황사바람에 흙먼지가 푹푹 일어나는 '흙탕이 돼버렸는가 하면 주변에 자라던 수십년생 아름드리 나무 20여그루는 모두 허리춤의 껍질이 도려진 상태에서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두 팔로 감싸안아도 감당못할 오랜 세월동안 자란 나무를 죽이려고 못된짓을 한 것이다.

또 어떤 곳에서는 지주들이 소나무를 고사시킬 목적으로 뿌리 부분에 제초제를 뿌린 경우도 있다고 주민들이 기자에게 제보했다.

나무가 없는 자연녹지라야 관할 구청이 건축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대 현장을 돌아보면 곳곳이 고의로 나무를 죽이고 난 뒤 관할 관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건축부지로는 부적당한 곳이 많다.

눈이나 비가 오면 차량조차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한 산위에 고급 빌라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경사면이 가파르고 수 십년생 소나무가 밀집한 산자락에 고교 신축공사를 위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면서 수 십년생 소나무들이 뽑혀나가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허파인 녹지가 민.관에 의해 집중 훼손당하고 있는데 대해 주민들은 "관련 공무원들이 현장을 보고도 어떻게 건축허가를 내줄수 있느냐"고 혀를 찬다.

경제부.황재성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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