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세계화'와 '지역화' 문화의 시대로 일컬어지고 있다.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이 세계화의 길을 트며, 세계화는 지역문화의 새로운 개화를 요구하고 있는 탓이다.
더구나 지역의 고유한 문화적 역량이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지구촌이 자국의 문화 발전에 힘을 쏟고, 지역의 문화적 고유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국가' 만들기에 힘을 기울이는 까닭도 거기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21세기의 출발, 지역문화로부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 같은 인식을 새롭게 했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와 연결시키지 못하고 여전히 '말 잔치'에 머물고 있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해마다 전국의 시.도를 번갈아 가며 무대경연 형식으로 열리는 '전국연극제'는 1983년 출범한 이래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 매김 해왔다.
지역 연극의 활성화와 창작 의욕 고취, 지역 연극의 균형 발전을 통한 한국 연극의 발전을 앞당긴다는 게 그 취지요 목적이다.
이 때문에 문예진흥원.한국연극협회 공동주최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의 예선에서 뽑힌 극단들의 축제로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창조, 그 자유의 몸짓으로'를 주제로 한 제22회 전국연극제가 내일(14일)부터 6월 2일까지 20일간 대구에서 막이 오른다.
대구문예회관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극단들과 일본.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의 3개 해외동포 극단들이 참여, 그 규모가 예년에 비해 확대됐다.
100여 가지의 다른 장르 예술과 연계한 퓨전 형태의 부대행사와 연계행사들도 푸짐하다.
▲특히 창작극이 8편이나 선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공연장을 두 곳으로 나눠 시간에 쫓기지 않게 배려해 기대치를 높여준다.
놀이마당.축제마당.전시마당.참여마당 등 다양한 메뉴와 무용.음악.국악.전시.연예.힙합 등으로 연계시킨 부대행사들과 지방 연극의 진로를 짚어보는 심포지엄 등도 그렇다.
또한 대구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아동극, 고교연극반 합동공연과 한국.일본.독일.인도.중국 등 5개국 대학 공연팀의 '국제대학공연예술제'등 연계행사도 다채롭다.
▲주제가 말하고 있듯이 이번 대구에서의 축제는 몸짓의 창의성과 자유로움으로 우리나라 연극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발전적 전기를 찾아야 한다.
18년 만에 대구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도 이 지역의 연극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총체적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중심이 돼 연극을 향수하면서 관심과 사랑을 증폭시키는 '참여의식'이 동반돼야 하고, 연극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축제'가 될 수 있도록 성원하는 마음가짐도 따라야만 하리라.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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