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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등정이 정말 마지막 돼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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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숨진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고(故) 박무택(36) 등반대장, 백준호(38) 부대장, 장민(28) 대원의 분향소가 21일 오후 5시쯤 대구 동산병원 장례식장에 설치됐다.

유가족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군채 눈물을 흘렸다.

고 박무택 대장의 부인 권은분(30)씨는 아들 찬민(4)이를 끌어안고 분향소 입구에 앉아, 가족만 남겨두고 먼 나라로 가버린 남편의 영정사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박 대장의 둘째 누나 연화(52)씨는 "매번 산을 오를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 올랐는데 정말 마지막이 되어버렸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 백진호 부대장의 유가족은 조금 늦게 분향소로 왔다.

친지들은 "백 부대장의 어머니와 두 아들이 사망소식을 알게되면 쓰러질까 두려워 아직까지 부인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백씨의 부인 김옥희(38)씨는 21일 오후 비보(悲報)를 접하고 슬픔을 견디지 못해 실신하기도 했다.

백 부대장의 산악회 선배인 김철환(42)씨는 "집에서 17km나 떨어져 있는 식당까지 매일 뛰어서 출근할 정도로 체력과 지구력이 뛰어난 친구"라며 "백 부대장은 박 대장의 조난소식을 듣고 아마 같이 죽을 각오로 구조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장민 대원의 아버지는 아직도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민아! 민아!'라면서 아들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렀다.

장 대원의 대학 2년선배 정경호(28)씨는 "초오유봉을 같이 등반할 때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후배"라며 "지금이라도 다시 살아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계명대 산악회는 "꼭 구조될 것이라고 가족들을 위로해왔는데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죄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 : 21일 오후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원 3명의 분향소가 마련된 동산의료원 장례식장에서 한 유족이 영정을 보며 슬픔에 잠겨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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