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는 지금-도둑예방 위해 길드 조성

십자군 전쟁과 함께 대규모 국제무역이 성장하면서 길드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베네치아.제노바.피사 등 상업도시 어디를 가나 강력한 길드가 조직돼 있다.

베네치아의 상인 길드 부회장 그레고리우스씨는 "길드는 같은 직종 사람들이 공동의 이익과 친목을 위해 만든 조직"이라며 "장사에서 편익을 얻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길드가 생기기 이전 초기 상인들은 대개 소규모 행상이었다.

비록 규모가 큰 행상이라고 하더라고 도둑 떼를 만나면 물건을 다 빼앗기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등 피해가 컸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상인들은 조직이 필요했다.

도둑 떼를 피하기 위해 조직된 길드가 요즘은 상권을 보호하고 거래선을 관리하는 등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상인 길드뿐만 아니라 수공업 분야에서도 업종별로 길드가 생겨났다.

이들은 자신들끼리 기술을 전수하거나 분업화로 작업공정의 효율화를 꾀하기도 한다.

길드는 자신들의 사업에 유리하도록 제도 행정 등을 바꾸라고 영주나 시 정부의 관료를 압박하기도 한다.

또 비 조합원들의 영역침입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길드는 내부 단속에도 큰 노력을 기울인다.

조합원 개인의 이익이 전체의 이익에 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실제로 몇 해전 제노바의 수공업인 길들 회원들이 이 도시의 한 수공업자를 집단 폭행한 사건도 조합의 이익을 위한 조치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폭행 당한 수공업자가 자기 이익을 위해 밤늦게 까지 일해 생산량을 늘이는 한편 가격을 다른 수공업자들보다 다소 떨어뜨려 도시전체를 독점하려 했다는 것이다.

한편 수공업 길드는 자신들의 이익과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장인, 직인, 도제순으로 계층을 만들었다.

이는 신규 기술자가 자신들을 뛰어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패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길드의 기존 수공업자들은 인력수급의 원활화와 품질보증을 위한 조치 일뿐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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