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도이전 '역사논쟁'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여야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민투표 재점화를 위해, 열린우리당은 불씨를 진화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16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때아닌 역사논쟁을 펼쳤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국민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한 천도를 강행하다가 쫓겨났던 궁예의 전례를 생각하라"고 말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태조 이성계는 한양으로 도읍을 옮겨 조선왕조가 600년 동안 부흥했다는 사실을 모르냐"고 발끈했다.

김 원내대표가 무리한 천도로 좋지않은 종말을 맞이한 궁예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비유해 공격한데 대해 김 대변인이 "책이나 제대로 읽으라"며 인신공격을 편 것이다.

한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도 당의 이전 반대 공론화 기조에 편승, 16일 국민투표 수용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이날 시 실국장회의에서 "국민 전체에게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 법에 있든 없든 간에 국민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국정운영의 기본으로,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고 17일 한 방송에 출연, "수도 이전은 국익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언제든지 대통령과 만나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손학규 경기지사도 "정부는 막대한 재정지출과 국론분열을 초래하는 행정수도 이전을 중지하고 국민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박병석(朴炳錫) 의원이 반박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 시장이 '잠시 왔다 가는 5년 임기의 정권이 수도이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잠시 왔다가는 이명박 시장이 하는 사업도 위험한 일이냐"고 쏘아붙였다.

특히 그는 "지난 2일 이 시장과 1대1 토론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공개토론을 거듭 제의했다.

같은 날 김병준(金秉準) 청와대 정책실장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논쟁도 벌어졌다.

김 실장이 인사차 한나라당 김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이면 괜찮은데 천도로 돼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신행정 수도 이전 반대 분위기를 전하자 김 실장이 "수도권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논리"라며 반박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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