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찻길옆 은행나무 휴식처 인기

안동 옹천역 쉼터 개소

기차역이 휴식공간으로 꾸며져 지역 주민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안동시 북후면 옹천역(瓮泉驛) 직원들은 역앞 은행나무 숲속에 10여m짜리 철길을 깔아 놓고 '기찻길 속으로' 라는 주민 쉼터를 만들었다.

높은 나뭇가지엔 아름다운 새집이 걸려 있고, 주민들은 한나절 뙤약볕을 피해 이곳에 모여 두런두런 대화를 하면서 쉬어간다.

한때는 하루 이용승객이 1천여명에 달했던 큰 역에 속했던 옹천역은 교통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이젠 하루 이용 승객이 고작 20명, 수입도 10만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초라한 기차역 처지가 돼 버렸다.

옹천~청량리간 손님이 대부분이고, 과거에는 막바로 갔던 옹천~부산간도 지금은 안동서 1시간30분 기다렸다 열차를 갈아타야 해 이용 승객이 거의 없다

하루 옹천역을 오가는 여객열차는 14회, 화물열차는 60회로 모두 74차례 열차가 운행되지만 6명의 역무원들이 3명씩 맞교대 근무하기란 어려움이 많다.

지난 1997년 영주지방철도청이 옛 역사(驛舍)를 헐어내고 신축해 지금은 안동지역 간이역 중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맞이방' 이름의 대합실 넓은 공간에는 하회탈을 전시하고 탈춤놀이와 안동포 생산과정, 놋다리밟기 등 사진을 곁들인 홍보공간을 훌륭하게 꾸며놓았다.

신간서적과 안동 지역 관광홍보물, 농특산물 코너도 별도로 마련해 열차 여객들에게 안동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때문인지 주민들은 열차이용 외에도 수시로 옹천역을 찾아 책도 읽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마을 정순식(58.농업)씨는 "직원들이 종일 FM음악방송을 내보내 이곳에 오면 흥이 절로 나고 기분이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김팔태(54) 옹천역장도 "여객에 대한 최상의 서비스는 기차역 환경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언제나 주민들이 즐겨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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