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반전.평화'를 주제로 한 수업은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일방적인 입장을 주입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아 우려된다.
전교조는 고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어제부터 1주일 간 이 수업에 들어갔으나 교재에 담긴 상당수의 내용이 파병 반대나 이와 관련된 주장에 기울어져 있어 일종의 교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불행한 일을 당한 우리로서 이라크전에 대해 교육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수업을 어느 한쪽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입하면서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의도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교재의 내용 중 객관적인 내용을 제외한 10여건의 글 중에서 파병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담긴 글은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분명 문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이나 사실을 가르쳐주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특정한 사안을 두고 똑같은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강요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건 옳지 않다.
오히려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탐구해 가는 자세와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균형 잡힌 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교사들이 특정한 사회 이슈를 주제로 전국에서 일제히 수업하는 것은 지난해의 이라크 반전 수업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도 반미 수업이라는 논란에 부딪힌 적이 있지 않은가. 더구나 노조의 방침을 교실에 끌어들여서는 안 될 일이다.
민족과 국가의 장래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교조 교사들이 참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이념이나 신념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세뇌교육을 하는 게 아니냐 하는 자성이 따라야 한다.
교육부도 이번 수업의 교재를 분석하고, 교사들의 정치적 입장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점검키로 했다지만,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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