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제3국에 머물던 탈북
자 460명 가운데 1진 200여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특별기가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이후 탈북자들이 경기도내 모 공공기관 연수원으로 이동하기까지
2시간은 첩보전을 방불케했다.
정부당국이 탈북자들의 신변안전과 외교마찰을 우려해 탈북자 수송에 관한 모든
정보를 비밀에 부치면서 도착시간과 이동경로 등 입국이후 일정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때문에 이날 새벽부터 서울공항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려들기 시작해 착륙시
간이 임박하면서 100여명이 서울공항 5개 출입구에 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여졌다.
탈북자들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군용기지인 서울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것은 이날 오전 9시를 조금 넘길 때였다.
이들을 임시거처로 실어 나르기 위해 대형버스 7대와 소형버스 1대가 활주로에
대기했으나 기내에서 입국교육이라도 받는 듯 탈북자들은 좀처럼 기체 밖으로 모습
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별기 도착 무렵 한나라당 김문수.이한구.공성진 의원 등 국회의원 3명이 서울
공항기지로로 들어갔다가 20여분 뒤 정문을 나왔다.
공 의원은 "관계당국자와 면담을 했는데 '제3국과 관련된 문제도 있고 탈북자
수 십만명이 중국에 있는 마당에 확대보도되면 상황이 좋지않다'고 협조를 요청해
탈북자들과 면담하지 못했다"고 취재진들에게 전했다.
오전 10시가 다가오면서 탈북자들이 기내에서 내려 대기 중이던 버스로 옮겨타
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을 태운 대형버스 6대는 오전 10시10분께 서울공항 정문을 뒤로하고 후문인
동문으로 빠져나왔다.
비슷한 시각, 공항 정문에는 취재진을 따돌리려는 듯 호송 승용차와 버스, 미니
밴 각1대가 비상등을 켜고 대기하기도 했다.
경찰과 검은색 승용차들의 호송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 나온 탈북자들을 태운 버
스는 서울번호판을 달고 있었으나 특별한 표시는 없었고 창문은 커튼이 내려져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이 때부터 탈북자들을 태운 버스와 취재차량 20여대가 긴 행렬을 이루며 추격전
이 시작됐다.
공항을 빠져나온 버스는 경찰의 신호조작을 받으면서 판교톨게이트를 통해 경부
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경기도내 모 공공기관 연수원으로
내달렸다.
시속 80-100㎞ 속도로 달리는 버스 속에서 일부 탈북자들이 남한 풍경에 궁금증
을 참지 못한듯 가끔 커튼을 들고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취재
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였다.
버스는 입국 2시간만인 오전 11시10분께 한동안 생활하게 될 모 공공기관 연수
원에 도착했다.
앞서 연수원 정문에는 경찰관 20여명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해놓고 취재진과 외부
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버스 6대는 연수원에 도착하자마자 별도의 출입절차없이 연수원 안으로 진입했
으며 취재진과의 추격전도 막을 내렸다.
뒤쪽이 수풀이 우거진 야산이고 높이 2.5m의 철조망이 설치된 이 연수원은 의
경들이 10여m 간격으로 경비를 서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연수원에서 한달간 합동심문을 받은 뒤 8월부터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으로 옮겨져 8주간 정착지원교육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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