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고 실한 소리를 만들려면 소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산(山)공부'가 제격입니다.
"
판소리에서 소리의 최고경지에 도달한 것을 '득음(得音)'이라고 한다.
이같은 득음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나라 유명 소리꾼과 소리지망생들이 경주를 찾았다.
영남소리의 맥을 이어가는 취송당(翠松堂) 정순임 선생과 가야금병창 정경옥 선생, 남경옥 선생, 조애란 선생 등 명창들은 지난달 말부터 경주 토함산 줄기 황룡계곡에서 제자들과 함께 산공부를 하고 있다.
소리꾼들이 득음을 위해 지리산과 같은 명산을 찾아 일정기간 머물면서 배운소리를 다듬어가는데, 이것이 산공부다.
영남지방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소리의 고장인 호남지방에는 유명 소리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으로 불린다.
동해안 길목에 위치한 황룡계곡은 토함산의 정기가 머문 곳으로 계곡이 깊고 두 곳의 폭포가 물안개를 뿜고 있어 득음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산공부에는 올해 전주 완산대회에서 가야금병창으로 대상을 수상한 곽미정(중앙대 1년)씨와 판소리로 우수상을 차지한 전태원(포항 영해중 2년)군, 가야금병창 조혜진(경주 월성초교 6년)양 등 차세대 소리꾼들도 모두 모였다.
학생들은 제자들을 위해 직접 북채를 쥔 정순임 선생의 장단에 맞춰 목이 터지도록 소리를 토해냈다.
정순임 선생은 "옛날 소리꾼들은 득음을 위해서 목이 찢어지도록 연습하고 또 그 목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그런 후 아무는 과정을 겪어야만 명창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수석 정경옥 선생은 "득음을 위해서는 정기가 있는 산공부가 필수적"이라며 "천년 역사의 경주에서 영남소리가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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