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심 누비는 '운동 피서족'

폭염 속에서 운동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운동피서족'이 도심 곳곳을 달구고 있다.

아파트단지 인근의 소공원, 주택가 학교, 월드컵 경기장 광장, 두류공원, 신천둔치 등은 운동을 하는 시민들로 밤늦게까지 붐빈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평소 해왔거나 관심을 가졌던 운동으로 건강도 지키고 화목과 사랑도 다진다.

종목도 각양각색이다.

인라인 스케이트, 배드민턴, 달리기,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등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숨을 헐떡이기가 싫은 사람은 걷기나 나무를 붙잡고 씨름하면서 땀을 흘린다.

아파트단지 내 학교의 경우 밤 9시 전후로는 운동하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운동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대구시 북구 칠곡 3단지 센트럴파크옆 소공원. 밤마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시끌벅적한 음악을 틀어놓고 한여름밤의 율동잔치를 벌인다.

뚱뚱한 아주머니와 중년의 아저씨에서부터 할머니, 어린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30여분간 신나게 몸을 흔든다.

운동을 하면서 폭염을 함께 이겨보자는 부녀회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에어로빅 풍경이다.

주민 서종민(45)씨는 "에어로빅으로 땀을 뺀 뒤 집에서 찬물로 샤워를 하면 폭염도 비켜간다"며 "무더위로 처지는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운동으로 여름을 나는 것이 보약이다"고 말한다.

1일 밤 12시 두류공원 인라인 스케이트장. 평소 같으면 인적이 드물 시간인데도 300여명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느라 여념이 없다.

연인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자녀의 손에 이끌려 엄마와 아빠가 신나게 질주한다.

또 두류공원 도로변을 따라서는 뜀박질을 하거나 팔을 수직으로 흔들며 빨리 걷는 파워 워킹을 하는 사람들이 행렬을 이룬다.

공무원 김정남(44)씨는 "딸 아이 셋과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집에 가 샤워를 하면 잠도 잘 오고 다음날 컨디션이 아주 좋다"며 "땀을 안흘리려고 하지 말고 흘려버리면 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여름밤 운동을 예찬한다.

대구월드컵 경기장 광장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게중에는 모터바이크, 트라이크 등 눈에 띄는 레포츠로 과시용 운동을 하는 이들도 적잖다.

회사원 현창호(41'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는 학교 이용파. 그는 저녁에 샤워를 두 번 한다.

저녁식사 후 샤워를 한 다음 집앞 초등학교에 가 1시간 가량 걷기와 달리기를 하고 다시 샤워를 한다.

"살이 쪄서 더위를 많이 탔는데 운동을 하면서 더위를 비켜가게 됐다"는 현씨는 "회사동료들이 어떻게 열대야를 보내느냐고 물으면 운동 전후 샤워법을 비법으로 일러준다"고 말했다.

여름밤 운동을 할 때는 욕심을 내지 않고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몸에 좋다.

너무 무리하다 보면 체력이 저하되는 여름철에 탈진하거나 예상밖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또 운동전후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주고 평소 익숙한 장소에서 가족이나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범죄 예방을 할 수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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