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비에도 허리까지 빗물이 차오르는데 배수시설이라도 제대로 해줘야죠..."
4일 오후, 대구의 일부 지역은 아예 비가 오지않는데도 대구시 북구 태전동 중석타운 뒷편 공장들은 느닷없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 일대에 40여분간 국지성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빗물이 이 일대 공장과 모텔 등 9개 업소로 쏟아져 들어와 순식간에 빗물이 허리까지 차고 올라온 것.
자동차부품 임가공업체인 ㅇ산업 관계자는 "빗물이 파도처럼 밀고 들어와 한때 허리 높이까지 물에 잠겼다"며 "공장 한 켠에 쌓아놓은 박스 2천개는 물에 젖어 아예 못 쓰게 됐고 알루미늄으로 도금된 자동차부품들도 상당량은 폐기 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 대부분이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침수 피해가 더 컸다는 공장 관계자는 "150여평 공장안에 있던 자동화 가공기계 24대도 모두 손봐야 한다"면서 "매년 이런 침수 피해를 겪는데 이골이 났다"고 허탈해 했다.
이날 긴급 출동한 소방차는 ㅇ산업에서만 50여t 등 모두 4시간 동안 200여t의 물을 퍼냈고, 인근 모텔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로 보일러 수리공이 지하실에 고립돼 있다가 119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박스제조공장인 ㄷ포장 관계자도 "거래처의 재고 원단을 비닐로 덮고 나무를 덧대어 놓았지만 소용이 없다"며 "정확한 피해액은 뒷정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일대가 이처럼 상습 침수 피해를 입는 것은 인근에 들어선 원룸, 빌라, 모텔 등이 지대를 높여 짓는 바람에 이 곳의 지대가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구청측이 배수 시설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때문.
피해 주민들은 "그동안 몇차례 피해 호소를 했는데도 구청측이 배수로 정비는 물론 지대 정비 작업 등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태풍이라도 오면 또 이런 물 피해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비슷한 시간, 대구 서구 염색공단 인근에서도 배수가 제대로 안 돼 빗물이 발목까지 차 올라 차량통행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호준 기자 hoper@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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