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국 중국과 일본은 고쳐야 할 고질병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쭝화'(中華)대국주의와 '야마토'(大和) 제일주의 망상이다.
중국인들은 중세기 한문문명권시대 중심 국가 였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지금도 자기들이 아시아의 맹주인 줄 착각, 아시아 여러지역의 문화와 문물은 물론 땅덩어리까지도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기거나 소유하려는 억지를 부린다.
중국이 히말라야 접경이나 동지나해 등에서 인접국들과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세계의 비난에도 불구, 티베트의 지배권을 영구화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은 이와는 달리 아시아의 후진성에서 가장 먼저 탈피해 근대화에 성공한 선진국이라는 이유로 주변국들과 거리를 두고 이웃나라를 깔보기 일쑤다.
G7의 회원국으로 서방강대국의 반열에 끼어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자랑하지만 어려운 이웃나라를 돌보는 데는 인색해왔다.
90년대 말 아시아가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그들은 아시아 각국의 지원요청을 외면해 지리적으로만 아시아의 일원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최근 우리를 열받게 하고 있는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은 쭝화대국주의의 고질병이 재발되고 있음에 다름이 아니다.
중국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하면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자 내면에 잠재해 있던 중세기 쭝화대국주의를 노골화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자본주의체제로 전환되기 전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러진 않았다.
워낙 못살아 그럴 엄두도 못냈겠지만 계급해방투쟁의 과업은 세계어디서나 동일하다는 프롤레타리아 국제노선에 따라 다른 민족과 국가를 존중하는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제3세계 국가의 입장을 대변해 서방제국주의 횡포를 막는데 앞장서 왔으나 개방화 후 경제강국이 되면서 패권 추구 국가로 돌변해 문명권 중심시대 소속 국가들의 역사를 일방적으로 조작, 왜곡하려는 소위 동북공정(東北工程)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은 그것이 목표로하는 세계제패는 물론 아시아의 제패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다.
경제 규모가 커 경제강국이라 하지만 아직은 국민소득 1천달러를 겨우 넘어선 중국이다.
국내적으로는 남북 빈부격차 심화, 환경오염, 경제질서 개편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높고,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인민들의 민주화 요구와 1당 공산주의 체제를 어떻게 무리없이 조화시켜 나가야 하는 가도 큰 고민이다.
대외적으로도 200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고 언젠가는 G7에도 참여해야 한다.
중국이 아시아의 선도국으로 또 세계의 지도국이 되려면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할 터인데 왜 동북공정 같은 한심한 일을 벌이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고조선을 중국역사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고구려를 자국의 지방정권으로 해석해 수.당정쟁을 동아시아의 국제전이 아닌 내전으로 왜곡한다고 해서 세계사의 진실이 감춰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네 국사는 미화될 지 몰라도 그로 인한 이웃과의 선린우호 관계 파괴와 적개심 유발은 중국의 진전과 국제적 위상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웃 일본을 보라,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지만 거기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서양의 근대화에 동참해 선진화엔 성공했어도, 식민주의시대 침략전쟁에 대한 죄과를 사죄하기는커녕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웃 국가의 역사를 왜곡해 세계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국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신뢰 부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같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주축국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이웃나라의 호응이 적어 진척이 없다.
중국은 왜 일본이 서방의 일원도 아니고 아시아의 일원도 아닌 외톨이가 되어 미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힘을 못쓰는 나라가 되고 말았는지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일본은 45년 패망후 한동안 잠자던 야마토제일주의가 경제부흥과 더불어 되살아나면서 우월감에 젖어 이웃과의 공존을 외면해 왔다.
그래서 역사를 왜곡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수상이 남의 눈을 피해 야스쿠니신사나 기습 참배하는 나약한 나라가 됐다.
중국은 이런 빗나간 일본의 전철을 답습하려 하는가. 당신들 스스로 자부하는 '대국'답지않고 졸렬한 고구려.몽골.티베트.월남역사의 왜곡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그것은 대량살상의 시대 근대를 극복, 모든 민족과 국가가 대등한 가운데 평화롭게 살아가야 할 새 밀레니엄의 세계사적 흐름에도 역행할 뿐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동아시아'이상 구현에도 방해만 된다.
최종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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