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중도 실격의 아픔은 없다.' 한국 경보가 20일(이하 한국시간) 아테네올림픽 육상 첫 경기로 열리는 남자 20㎞ 경보에서 세계 10위권의 벽을 두드린다.
고대올림픽 재연 이벤트로 18일 열린 포환던지기를 빼면 경보가 메달밭 육상의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는 종목.
한국 경보는 이대로(서울시청)가 작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벽에 도전했으나 어처구니없는 실격으로 꿈을 접었고 여자부 김미정(울산시청)도 같은 대회에서 무리하게 상위권 진입을 시도하다 3번째 경고를 받고 레이스를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두번 실수는 없다'는 게 경보팀의 각오다.
경보 강국 폴란드에서 국가대표를 길러낸 '과외선생' 보단 브라코프스키 코치의 '족집게 지도'를 빠짐없이 받았기 때문.
브라코프스키 코치는 한국 선수들이 중국 경보의 영향을 받아 빠른 숏피치를 지나치게 고집하다가 까다로운 유럽 심판들의 눈에 걸려들 수 밖에 없다는 약점을 발견하고 주법을 유럽식 패턴으로 전환하는 처방을 내렸다.
또 지난 5월에는 육상 중에서도 소외 종목인 경보에서는 이례적으로 폴란드 전지훈련을 실시하며 유럽 무대의 적응력도 충분히 끌어올렸다.
브라코프스키 코치는 88년 폴란드 대표팀을 맡은데 이어 시드니올림픽 때는 미국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도 있어 그의 풍부한 올림픽 경험 만으로도 선수들에게 적잖은 힘이 됐다.
3명이 출전하는 한국의 기대주는 금지약물 파문을 딛고 올 들어 20㎞와 10,000m 트랙 경보에서 잇따라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불굴의 워커' 신일용(삼성전자).
신일용은 시드니올림픽과 2001년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며 한국 경보의 선두주자로 활약했으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직전 금지약물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때 운동을 그만둘 뻔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도핑센터에 날아가 재검을 받고 국제육상연맹(IAAF)에 재심을 요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누명을 벗고 선수 생활을 재개했으나 씻지 못할 상처를 입은 것.
신일용은 지난 4년의 한을 풀어낼 무대가 에게해의 따가운 태양 아래 펼쳐졌다며 빠르고 강인한 걸음걸이를 가다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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