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늦깍이 공부에 재미가 쏠쏠해요"

대구 중부경찰서 신동수 경무과장 방송통신대 16년만에 학사모

"늦깎이 공부에 시간가는 줄 몰라요."

대구의 한 경찰서 간부가 만학의 길을 걸으며 16년 만에 학사모를 쓰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 경무과장으로 재직 중인 신동수(56) 경정이 주인공.

고교졸업후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군인의 길을 걷다가 대위로 예편한 뒤 지난 1978년 경찰에 투신한 신 과장은 일을 하면서 늘 배움에 목말랐다고 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학력의 벽'에 움츠려질 때가 많아 마음 고생하면서 대학 진학을 꿈꾸다가 지난 88년 방송통신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당시는 민주화운동 등으로 시위가 많아 경찰진압대장을 맡았던 그는 강의출석을 빼먹기가 일쑤였다.

결국 3학년 1학기까지 이수한 뒤 수업일수 부족으로 제적된 그는 쫓기는 직업생활 속에 학업을 포기할 뻔하다 우여곡절 끝에 2001년 재입학, 입학 16년 만인 올해야 겨우 학사모를 쓰고 졸업사진을 찍는 기쁨을 누렸다.

졸업의 기쁨 못잖게 신 과장은 50줄에 늦깎이 공부를 통해 자신보다 연배가 어린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세상의 변화가 무척 빠르고 젊은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엑셀, 포토샵, 인터넷 활용 등 전산관련 공부를 제2의 도전과제로 설정, 요즘 삼매경에 빠져있다.

'도전에는 한계가 없다'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은 신 과장은 "처음엔 학력문제로 뒤늦은 배움의 길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공부한다"며 "조금 더 준비해 대학원 진학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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