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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한 쌍 출렁이며

횡단보도 건너고 있다

목발이 먼저 길을 열면

빠르게 발이 따라붙고

엉거주춤 넘어온 몸은

있는 힘껏 목발을 밀어낸다

목발이 몸을 실어 나르는 동작은

날기 직전의 파닥거림,

나비날개 닮았다

목젖 다 보이도록 웃는 난장이

출렁출렁 움직이는 목발로

날아오를 듯 땅을 밟으면

이 생에서 다음 생을 건너듯

꼭 그만큼의 거리가 줄어든다

박미란 '날개'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애인의 힘든 삶을 시인은 꼼꼼히 살피고 있다.

꼼꼼히 살핀다는 것은 아파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러므로 그것은 날개를 달아주어 불편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의 발로인 것. 시인이 살핀 장애인의 삶은 '날기 직전의 파닥거림'처럼 애처롭고, '이 생에서 다음 생을 건너 듯'과 같이 힘겹다.

그러나 장애인은 춤추듯 출렁출렁 목발로 걷고 목젖 다 보이도록 웃으며 산다고 시인은 믿는다.

믿음이 꼭 그만큼의 날개를 달아주리라.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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