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목발 한 쌍 출렁이며

횡단보도 건너고 있다

목발이 먼저 길을 열면

빠르게 발이 따라붙고

엉거주춤 넘어온 몸은

있는 힘껏 목발을 밀어낸다

목발이 몸을 실어 나르는 동작은

날기 직전의 파닥거림,

나비날개 닮았다

목젖 다 보이도록 웃는 난장이

출렁출렁 움직이는 목발로

날아오를 듯 땅을 밟으면

이 생에서 다음 생을 건너듯

꼭 그만큼의 거리가 줄어든다

박미란 '날개'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애인의 힘든 삶을 시인은 꼼꼼히 살피고 있다.

꼼꼼히 살핀다는 것은 아파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러므로 그것은 날개를 달아주어 불편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의 발로인 것. 시인이 살핀 장애인의 삶은 '날기 직전의 파닥거림'처럼 애처롭고, '이 생에서 다음 생을 건너 듯'과 같이 힘겹다.

그러나 장애인은 춤추듯 출렁출렁 목발로 걷고 목젖 다 보이도록 웃으며 산다고 시인은 믿는다.

믿음이 꼭 그만큼의 날개를 달아주리라.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발언이 청와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며 내부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이 발언이...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경북 구미에서 열린 '2026 구미 달달한 낭만야시장'이 첫 주말에 약 5만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루었고, 다양한 먹거리와 공연이 시민들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이란과의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