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4년 모은 매일신문 기증하겠어요"

"남편이 생전에 34년 동안 애지중지 모았던 매일신문을 유언에 따라 조건없이 기증하고자 하니 의미있게 활용되길 바랍니다.

"

30년 동안 청송군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후 지난해 6월 지병으로 사망한 심노섭(사망당시 58세)전 의회전문위원(행정5급)의 유가족들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그동안 보관해 온 매일신문을 필요한 곳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심씨의 부인 권영자(63.청송군 청송읍)씨와 어머니 김순림(76.영천시 야사동)씨가 고인의 분신과 같은 5t트럭 2대분량의 매일신문 34년치 보관분을 기증하려는 사연은 각별하다.

지난 1968년 청송군청에서 공무원을 처음 시작해 지난 1999년 3월 후배 공직자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명예 퇴직한 후, 지난해 6월 지병으로 숨지면서 가족들에게 남긴 유언을 받들기 위해서다.

심씨는 "34년동안 모은 매일신문을 그냥 버리지 말고 의미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등 필요한 곳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저세상으로 떠났다.

고인의 어머니는 "아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매일신문을 구독하다가 이를 버리기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루라도 배달이 되지 않으면 한밤중에라도 직접 지국을 찾아가 가져와서 채워놓곤 했다"고 회상했다.

미망인 권씨도 "매일신문은 우리 가족 다음으로 큰 재산처럼 여기고 셋방을 살고 있는 집이 좁아서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자 친구집 창고를 빌려 보관하기도 했다"고 회고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또 "남편은 생전에 수시로 매일신문을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다면서 자식들에게도 매일신문 읽기를 권했다"고 회상했다.

권씨는 "남편이 30년 동안 청렴하게 공직생활을 하는 바람에 유산으로 물려준 것은 시가 5천여만원 상당의 24평 집과 하루도 빠짐없이 모은 매일신문, 우표수집책이 전부"라며 "이렇게 애지중지 모아왔던 남편의 분신과도 같은 매일신문을 파지로 없애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워 뜻있는 곳에 기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송군청 위민실장으로 재직시에는 지인들과의 술자리 등에서도 매일신문에 난 기사를 화제로 대화를 나눌 정도로 매일신문을 아끼고 사랑했었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가족들은 "역사의 기록인 매일신문도 그냥 집에만 보관해 두면 가치없는 일이 아니겠느냐"며 "아무쪼록 고인의 뜻대로 자료 등 의미있게 활용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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