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북은 왜 둥글어야 하는 걸까

텅텅 제 속을 왜 비워야만 하는 것일까

각지고 모난 삶 북 속에 감추고

피울음 노래를 쫓아가는 다 늙은 사내

살가죽을 벗겨 팽팽한 공기 속

둥둥둥 둥싯 한 뼘씩 달이 뜬다

모나고 각진 곳을 두드려

둥글게 펴나가는 북소리

무거운 업 내려놓지 못한 네발짐승들

어둔 물가에 나와 제 얼굴 비춰본다

장옥관 '북'

북소리 듣고 싶다. 그것이 비록 그대 살가죽을 벗겨 만든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비록 다 늙은 사내에 이르도록 두드려야 들리는 피울음의 노래라 하더라도, 그대 무거운 업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텅텅 비워진 것으로 제 속이 가득한, 가득해서 둥근, 각지고 모난 삶 둥글게 펴나가는 그 북소리 듣고 싶다. 물가에 비춰본 그대 얼굴에 둥둥둥, 둥싯 보름달 떠오를 수 있다면….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지지율 열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 요구 속에 당의 단합이 요...
정부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온 도수치료가 내년부터 관리급여로 지정되어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50대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