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것이 오히려 더 두렵다'(?)
잊을 만하면 대형 사건을 하나씩 터뜨려 포항을 떠들석하게 했던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숨고르기를 하는 걸까? 98년 개청 이래 두세달 건너 한번꼴로 융단폭격을 하던 포항지청이 요즘은 왠지 조용하다.
그러나 포항시청을 비롯한 지역에 산재한 관청과 기업들은 이를 '폭풍전야'로 표현하며 되레 불안한 모습이다. 한 기업인은 "통상 검찰은 여름휴가가 끝나면 몰아치기 수사를 하곤 했다"면서 "추석 지나면 고삐를 당기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포항시청 한 공무원은 "개청 초기에는 검찰에서 손만 대면 사건이 됐지만 이후 융단폭격식 사정 작업을 벌이다보니 이제는 지역사회도 상당히 투명해졌다"며 "종전과 같은 대형사건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포항철강공단의 한 대표이사는 "50만명 이상이 사는 도시에서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사건을 터뜨릴 수 있다"며 "다만 지금 조용한 것은 검찰도 국민 속의 기관인만큼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검찰권을 발동하지 않고 자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검찰도 일단은 후자에 무게를 둔다. 포항지청 한 관계자는 "지금 시중 경제가 최악이라는데 검찰마저 나서 혼란을 부채질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내부에 적잖다"고 전했다. 실제 포항지청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 발부 및 계좌추적이 예년에 비해 상당수 줄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나친 수사의욕이 빚은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 5년간 포항지청을 거쳐간 지청장과 부장검사 등 간부들이 직원들을 옥죄며 의욕적으로 일했지만, 상당수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검찰이 다소 의기소침해졌다는 것.
포항지역 한 인사는 "검찰은 조용해도 여전히 일거수일투족이 늘 주목의 대상"이라며 "언제든지 칼을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존재 그 자체가 부담스러운 계층이 많다"고 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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