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장으로 들어오래도 청소차 들어오지 않아요." 14일 대구 방천리 위생매립장 안. 대구시내 구.군에서 생활쓰레기를 수거해온 차량들로 분주해야 할 이곳에는 단 1대의 청소차도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매립장 진입로에는 구.군 청소차량 수십대가 마냥 서 있었다.
이는 매립장 확장을 반대하는 서재지역 주민들이 매립장에 이날 처음 진입한 청소차를 세워 '내용물 조사'를 실시한 때문.주민들이 남구청 소속인 청소차에 올라가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분리수거가 안된 쓰레기를 가려내 매립장 입구에 펼쳐 놓고 위법 사실을 고발하겠다고 강경대응하자 다른 청소차들이 감히(?) 진입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서재지역 비상대책위 이화건 위원장은 "매립장으로 들어오라고 하는데도 진입하는 청소차가 없었다"며 "500여대의 청소차 가운데 법을 지킨 청소차는 단 1대도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대구시가 매립장 확장을 위한 정책 결정과정에서 법을 지키지 않았고, 시민들도 분리수거 및 종량제 봉투 사용 등을 지키지 않고 있어 결국 서재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활폐기물을 수거해온 한 청소차의 운전자는 "주민들이 이처럼 쓰레기를 뒤지면 위법 폐기물이 나올게 뻔한데 어떻게 매립장으로 들어갈 수 있겠냐"며 "이건 쓰레기를 수거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종량제를 지키지 않거나 위법 쓰레기를 반입하다 적발된 청소차는 1일~30일까지 매립장 반입정지 처분을 내리는데 어떻게 배짱좋게(?) 진입할 수 있냐는 것.이에 대해 오경호 위생매립장 관리소장은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수거과정에서 저지할 수 있지만 종량제 봉투의 내용물의 확인은 일일이 검사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이는 전국 어느 매립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시민 불편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동안 쓰레기 분리수거, 종량제 봉투 사용 등을 제대로 지키지않는 일부 시민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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