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학용 살상무기인 사린가스의 원료인 시안화나트륨을 태국으로부터 수입하려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 김재원(金在原) 의원이 "국내 모상사로부터 2002년 2월 시안화나트륨 338.2t을 수입한 태국 PI사가 그 중 70여t을 2003년 9월 북한에 수출하려다 제지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는 서면답변 자료에서 "우리정부가 4월 태국에 재수출 저지를 위한 협조요청을 해 선적보류 조치를 했고 6월 수출업체가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수량에 대해서는 반 장관과 외교부 실무자의 말이 달라 정확한 사실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 장관은 답변에서 "올해 6월9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우리 수출업체가 전량 회수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했으나 외교부 실무자는 "71.2t은 회수됐지만 나머지 267t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태국업체가 북한에 재수출을 하려던 시점이 지난해 9월이고 우리 정부가 태국정부에 협조요청을 한 것은 지난 5월인데 수출이 저지된 70여t 이외에는 이미 북에 보내진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정부가 사린가스의 대량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외교부는 "공개될 경우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조용히 해결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린가스는 독성이 매우 강한 화합물로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수분내에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화학무기로 지난 1995년 일본 옴 진리교도가 도쿄지하철에서 이를 살포, 12명이 숨진 바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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