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먹구구 유통과정부터 혁신을"

노필성 박사 성주 특강

"주먹구구식 판매망으로 성주 참외농가들은 연간 최소 400억원의 소득을 박탈당했으며 선진 유통체계로 이를 되찾아야 합니다.

"

농산물 유통전문가로 평가받는 재미교포 노필성(51) 박사가 19일 농협 성주군지부 초청으로 참외 고소득 농민 150여명에게 유통체계 혁신을 강조하는 특강을 했다.

노 박사는 콜럼비아 화학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코리아 그린 팜스'를 운영하는 농산물분야 유통 전문가로 현재 농협중앙회 농산물 마케팅과 관리기술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연 농가매출액이 2천500억원에 달하는 성주참외의 경우 80%가 중간 도매상과 공판장 경매를 통해 도매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낙후된 유통망으로 인해 농가들이 엄청난 수익 손실을 입고있다"며 사례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우선 출하품 중 80%에 달하는 참외가 15kg 상자로 포장되고 중간도매상의 요구로 참외가 상자위까지 수북하게 쌓이는 '배불떼기' 포장으로 손실을 자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생산자가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도매상에게 끌려가는 현재의 '낡은 유통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포장으로 상자당 참외가 3kg이나 더 들어가 연간 400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포장이 규격화·통일화되는 선진 유통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보존기간이 길지않은 참외 특성과 핵가족화로 5kg, 3kg 소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센터의 '구미(口味)'에 맞게 소포장으로 전환을 촉구했다.

소포장의 경우 '배불떼기' 포장이 전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노 박사는 "컴퓨터가 참외당도를 측정해 선별작업을 하고 규격화된 소포장으로 판매하는 산지유통센터 운영을 통한 농가들의 '연합 마케팅'이 결국 해결방안"이라며, "미국과 일본은 이같은 선진 유통체계를 통해 판매되는 농산물이 80~90%나 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 감귤처럼 성주 참외가 국내시장을 독식하는 현행 생산체제에서 고품질과 산지유통체계를 구비하면 연합 마케팅으로 출하물량 조절까지 가능해 생산자가 시장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

그는 "2006년 개관될 성주군 산지유통센터의 경우 성주참외 생산액의 10% 물량을 소화할 계획이나 정부에서는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비해 모든 농산물의 선진 유통체계 출하율을 50%까지 끌어올리는 지원정책을 펴고있다"며 산지유통 처리율을 더욱 높일 것을 충고했다.

성주·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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